▲ 알레나 버그스마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조영준 기자] 벼랑 끝에 몰렸던 KGC인삼공사가 기사회생했다. KGC인삼공사의 인삼공사의 '원더우먼' 알레나 버그스마(27, 미국)의 맹활약이 플레이오프를 원점으로 돌렸다.

KGC인삼공사는 20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시즌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풀세트 접전 끝에 3-2(19-25, 25-22 28-26 24-26 15-10)로 이겼다.

이 경기에서 알레나는 홀로 55득점을 올렸다. 그는 2006~2007 시즌 레이첼 반미터(캐나다, 한국도로공사)가 세운 포스트시즌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인 43점을 훌쩍 뛰어넘었다.

알레나는 많은 득점을 기록한 것은 물론 공격성공률도 높았다. 그의 공격성공률은 50.51%였고 점유율은 54.7%였다. 알레나 혼자 올린 55점은 나머지 선수들의 점수를 합친 34점보다 21점이나 높았다.

한수지(10점)와 최수빈(10점)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고 김진희는 8점에 그쳤다. 알레나를 제외한 KGC인삼공사의 날개 공격수들은 높이가 낮고 공격력도 위력적이지 못하다. 대부분 공격을 알레나가 책임져야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었다.

▲ 2016~2017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각오를 밝히는 김해란 ⓒ 곽혜미 기자

숨은 승리의 주역 김해란, 위기 상황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집중력

경기를 마친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마무리해야 했다. 그런데 어려운 일정이 됐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인삼공사의 경기력이 워낙 좋았다. 인정한다"고 말했다.

겉으로 볼 때 KGC인삼공사의 승리를 이끈 이는 알레나였다. 그러나 알레나의 공격을 도와준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도 존재했다.

이 경기의 숨은 주역은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33)이었다. 그는 장기인 디그로 IBK기업은행이 자랑하는 삼각편대의 공격을 막았다. 이 경기에서 김해란이 걷어 올린 디그는 26였다. 김해란의 선전으로 KGC인삼공사는 역습의 기회를 얻었다. 이를 득점으로 연결한 이는 알레나였다.

1세트에서 KGC인삼공사는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며 고전했다. 첫 단추인 리시브가 나쁘다보니 알레나에게 연결하는 과정도 좋지 못했다. 2세트부터 안정감을 되찾은 KGC인삼공사는 IBK기업은행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20점을 넘은 중요한 승부처에서 알레나는 해결사로 나섰다.

이 경기에서 알레나는 강타는 물론 연타와 페인트를 적절히 섞으며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은 "알레나가 워낙 잘해줬다. 겉으로는 잘 웃고 예쁘지만 내면은 승부욕이 매우 강하다"며 칭찬했다.

승리를 위한 강한 집념이 승부처에서 알레나의 집중력을 살렸다. 그는 "1세트에서는 실수도 많이 나왔다. 개인적으로 승부욕도 강해서 잘 웃지 않았다"며 "제 리듬을 되찾으려고 노력했다. 기록을 보면 IBK기업은행이 우리보다 앞선다. 우리 팀은 팀 워크로 승부를 걸었다"고 말했다.

▲ 알레나 ⓒ 곽혜미 기자

승리를 위해 필요한 알레나의 55득점

서 감독은 팀 공격이 알레나에게 집중되는 점에 대해 "단기전에서는 공격 성공률이 높은 쪽으로 볼이 많이 올라가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팀 레프트 공격수들은 공격 성공률도 떨어지고 대형 선수가 없다. 내가 특별히 세터 이재은에게 알레나에게 볼을 많이 주라고 얘기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2년 동안 최하위에 그쳤다. 선수 개개인을 보면 KGC인삼공사의 전력은 떨어진다. 올 시즌도 KGC인삼공사는 하위권에 머물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서남원 감독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선수들을 독려했다. 똘똘 뭉친 선수들은 돌풍을 일으켰고 지난해 우승팀 현대건설을 제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알레나는 "우리 팀은 지난 2년간 최하위였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1차전을 내준 KGC인삼공사는 탈락 위기에 몰렸다. 지금까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이긴 팀은 100%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에서 나온 알레나의 맹활약은 값졌다. 알레나는 55득점을 기록한 자신의 공헌을 서 감독과 팀 동료에게 돌렸다. 그는 "누구라도 5세트 경기를 하면 피곤할 거다. 감독님께서 평소 훈련량을 잘해주신다"고 말했다. 이어 "세터 이재은과 김해란 선수도 연습 중에 관리해 준다. 아직 집에 가고 싶지 않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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