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영상 이충훈 기자] 안타 물꼬를 튼 이후 방망이가 매섭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27)가 빠르게 KBO 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번즌 올 시즌 65만 달러를 받고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외국인 타자 10명 가운데 넥센 대니돈(33)과 함께 연봉이 가장 낮다. 시범경기 초반 3경기에서 9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타격에 물음표가 붙었지만, 지난 18일 LG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한 이후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최근 4경기만 따지면 14타수 7안타(타율 0.500) 2루타 3개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22일 넥센전을 앞두고 "번즈가 수비와 주루 능력은 발휘하고 있다. 힘이 있는 타자다. 국내 투수들을 다 처음 보는 거라서 적응만 마치면 괜찮을 거 같다"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조 감독의 마음을 읽은 걸까. 번즈는 이날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시범경기 들어 가장 좋은 타격을 펼쳤다.

▲ 앤디 번즈 ⓒ 한희재 기자
적극적이 주루 플레이가 돋보였다. 번즈는 1회 1사 첫 타석부터 중견수 앞 안타로 출루했고, 2루와 3루를 차례로 훔치며 넥센 배터리를 흔들었다. 2사 1, 2루 강민호 타석 때 번즈가 3루로 내달리자 넥센 포수 김재현이 던진 공이 3루수 뒤로 빠졌고, 번즈는 홈까지 달려 선취점을 올렸다.

득점권에서도 좋은 타격을 펼쳤다. 번즈는 4-3으로 앞선 7회 무사 1, 3루에서 투수를 맞고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날렸고, 6-5로 앞선 9회 무사 2루에서는 좌중간 적시 2루타로 추가점을 뽑았다.

번즈는 2번 타자로 나서면서 좋은 타격을 펼치기 시작했다. 조 감독은 "번즈가 타순을 결정하는 핵심 선수다. 번즈가 잘해서 상위 타선으로 가면 수월하다. (전)준우가 1번에서 충실하게 하고, (손)아섭이가 3번에서 치는 게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중계 화면에 번즈가 타석마다 자신의 스윙이나 상대 투수의 구종을 노트에 적는 장면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낯선 리그에 적응하려는 성실한 자세가 돋보였다. 번즈가 조금씩 활약을 펼치면서 정규 시즌 65만 달러의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