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현준 기자] 앙투안 그리즈만(26, 프랑스)의 상승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2014년 여름 2550만 파운드(약 356억 6532만 원)의 이적료로 레알 소시에다드를 떠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합류한 그리즈만은 이적 첫 시즌부터 프리메라리가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이하 UCL)에서 24골을 폭발해 팀 내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 이전 시즌 팀을 라리가 우승, UCL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디에고 코스타(28, 첼시)의 이적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화려한 개인기와 빠른 발, 뛰어난 득점력에 수려한 외모까지 지닌 그리즈만은 단숨에 AT 마드리드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했다.

2015-2016 시즌은 더 대단했다. 그리즈만은 리그 전 경기에 출전해 22골 5도움과 더불어 UCL에서 7골 1도움을 기록해 물오른 득점 감각을 과시했다. AT 마드리드는 그리즈만의 활약에 힘입어 UCL에서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을 연이어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승부차기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그리즈만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는 점엔 반론의 여지가 없다.

그리즈만의 활약은 국가 대표 팀에서도 빛났다. 지난해 6월 자국에서 열린 유로 2016에서 조별리그를 치르는 동안 1골에 그쳤던 그리즈만은 아일랜드와 16강전에서 멀티 골을 작렬하며 프랑스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그리즈만은 이후 아이슬란드-독일을 상대로 3골을 쏟아내며 프랑스를 결승 무대에 올려놨다. 하지만 프랑스는 결승전에서 포르투갈을 만나 연장 후반 4분 에데르에게 결승 골을 내주면서 그리즈만은 또다시 준우승의 그림자를 써야 했다.

두 차례나 눈앞에서 우승 컵을 놓쳤다고 해서 그리즈만의 활약이 가려질 순 없었다. 유로 2016에서 6골을 터뜨리며 대회 득점왕, MVP를 동시에 차지한 그리즈만은 지난해 10월엔 2015-2016 라리가 MVP에 선정되는 경사를 맞이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엔 리그 27경기 14골로 득점 페이스가 예년보다 조금 떨어지긴 했으나 7도움을 더하며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그 가운데 20일(한국 시간) 라리가 28라운드 세비야와 중요한 일전에서 후반 16분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터뜨리는 등 1골 1도움으로 팀의 3-1 완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골을 뽑아 내는 점은 그리즈만이 지닌 최고의 장점이다. 지난해 11월 24일(이하 한국 시간) PSV 에인트호번과 UCL 조별 리그 5차전에서 득점 후 5경기 동안 침묵에 빠졌던 경우를 제외하면 무득점이 최다 2경기를 넘지 않았다. 다만 3위권 팀들과 경기에선 7경기 2골 1도움으로 활약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내용은 조금 아쉽다.

:: 2016-2017 시즌 그리즈만 3위권 팀 성적

레알 마드리드 – 1경기

바르셀로나 – 4경기 1골(코파 델레이 2경기 포함)

세비야 – 2경기 1골 1도움

7경기 2골 1도움

:: 그 외 그리즈만 성적(모든 대회 포함)

44경기 27골 10도움

▲ AT 마드리드 앙투안 그리즈만
그리즈만은 AT 마드리드 소속으로 리오넬 메시(30, 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 레알 마드리드)가 있는 '신계'에 도전장을 내미는 세 번째 선수다. 그 전에는 라다멜 팔카오(33, 모나코)와 코스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팔카오는 2011년 AT 마드리드에 합류해 2011-2012 시즌 리그 34경기 24골, 다음 시즌엔 34경기에서 28골을 넣으며 라리가 최고의 공격수로 명성을 떨쳤다. 팔카오는 2시즌에 걸쳐 코파 델 레이 우승 1회, UEFA 슈퍼컵 우승 1회, 유로파리그 우승 1회를 일궈 내는 등 화려한 우승 실적을 남기기도 했다.

2013년 7월 팔카오가 AS모나코로 떠난 자리는 코스타가 대신했다. 팔카오의 파트너로 한 시즌을 뛴 코스타는 2013-2014 시즌 리그와 UCL에서 35골을 뽑아내면서 소속 팀 AT 마드리드를 1995-1996 시즌 우승 후 18년 만에 라리가 우승으로 이끌었고, 그해 UCL에서 팀이 결승에 오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 외에도 UEFA 슈퍼컵과 코파 델 레이 트로피까지 거머쥐면서 우승 청부사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신계'에 도전하기 앞서 그리즈만은 우선 팀 선배들이 남긴 족적부터 넘어야 한다. 그리즈만은 아직 AT 마드리드에서 우승 컵을 들어 보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도 2010년 UEFA U-19 유럽선수권대회 이후엔 우승 경력이 없다. 그래서 그리즈만에게 이번 시즌은 상당히 중요하다. AT 마드리드는 선두 레알 마드리드(승점 65)에 10점 뒤진 4위에 머무르고 있다. 산술적으로 가능하긴 하지만 이미 10점이나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다.

반면 UCL에선 AT 마드리드의 8강 상대가 레스터 시티로 정해지면서 다른 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월한 경기를 치르게 됐다. 만약 그리즈만이 AT 마드리드를 UCL 정상에 올려놓는다면 팔카오와 코스타도 이루지 못했던 유럽 챔피언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과연 그리즈만이 AT 마드리드를 UCL 우승으로 이끌어 선배들의 업적을 뛰어넘을지 그리고 '신계'를 향한 도전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 2016-2017 UCL 8강 대진

도르트문트 vs 모나코

유벤투스 vs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vs 레알 마드리드

AT 마드리드 vs 레스터 시티

▲ AT 마드리드 앙투안 그리즈만

[영상] Goal's - '멋진 골의 향연' AT 마드리드 vs 세비야 골모음 ⓒ스포티비뉴스 영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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