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율은 박신애 닮은 꼴이다. 파이터답지 않은 앳된 외모가 돋보인다. ⓒ맥스 FC 제공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지난해 11월 입식격투기 대회 맥스 FC에서 대회 최초 여성부 토너먼트 '퀸즈 리그'가 열렸다.

앳되고 여린 외모의 선수가 시선을 모았다. 여기저기서 "배우 박신혜를 닮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도 "'격투 박신혜'가 등장한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했다.

수줍은 듯 종종걸음으로 링 위에 올라선 미소녀는 공이 울리자 '싸움 귀신'으로 돌변해 상대를 미친 듯 몰아붙였다. 맥스 FC에서 프로 첫 발을 내디딘 김소율(22, 평택 엠파이터짐)의 충격적 데뷔전이었다.

상대 캐롤라인(30, 노르웨이)은 복싱과 무에타이 프로 무대에서 20전 넘는 경력을 쌓은 선수였다. 고작 아마추어 5전의 풋내기였던 김소율은 캐롤라인을 KO 위기까지 몰았고 판정승으로 결승행 티켓을 땄다.

하루 두 경기를 치러야 하는 토너먼트에서 여러 선수들은 체력적 한계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첫 경기를 마친 김소율은 해맑게 웃으며 "첫 게임을 뛰니 몸이 좀 풀리는 것 같다. 찜질방 다녀온 것처럼 개운하다"고 말했다.

▲ 김소율은 다음 달 22일 맥스 FC 08에서 프로 두 번째 경기를 갖는다. ⓒ맥스 FC 제공

챔피언 도전권을 걸린 결승전에서는 상대 박성희(22, 목포 스타)의 도발에 맞불을 놓으며 경기장 분위기를 달궜다. 박성희가 손쉽게 이기리라는 예상과 달리, 양 선수는 3라운드 내내 난타전을 펼쳤다.

결과는 경험에서 앞섰던 박성희의 승리였지만, 재대결한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만큼 박빙의 경기 내용이었다.

이 경기에서 김소율은 처음으로 졌다. 데뷔 5개월 만에 7경기를 치러 6승 1패의 성적을 거뒀다. 프로 전적은 1승 1패.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프로 첫 패배를 당하고 잠시 운동을 쉬었다. 혼자 방 안에 틀어박혀 계속 경기 생각만 했다. 내가 왜 그렇게 했을까, 왜 끝까지 몰아붙이지 못했을까. 나 자신에 실망도 많이 하고 반성도 많이 했다. 결론은 '후회 없도록 다시 해 보자'였다. 특히 날 이기고 챔피언에 도전한 박성희가 일본 아카리에게 압도적으로 지는 걸 보고 화가 많이 났다. 한편으로는 더욱 날 몰아붙여서 저렇게 압도적인 경기를 하는 선수가 돼야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소율은 다음 달 22일 홍성에서 열리는 맥스 FC 08 첫 경기에 출전한다. 상대는 '격투 신동'으로 불리는 윤현빈(16, 대구 더파이터클럽)이다. 김소율은 "상대를 확실히 누르겠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박신혜요? 사실 '보급형 박신혜'라는 소리는 들어봤다. 하하. 하지만 난 그냥 파이터로 불리는 게 좋다. 지금은 '그냥 파이터'지만, '압도적인 파이터'가 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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