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이탈리아 축구하면 스리백으로 대변되는 빗장 수비가 떠오른다. 그래서 그들이 포백으로 나서면, 수비보다 공격이 더 눈에 띄면 이상하게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탈리아가 변화했다. 포백으로 나섰고 다채로운 공격 패턴을 뽐냈다. 이제까지 알고 있던 이탈리아가 아니었다.

이탈리아는 25일(이하 한국 시간) 팔레르모의 렌조 바르베라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G조 5차전 알바니아와 홈경기에서 다니엘레 데 로시의 선제골과 치로 임모빌레의 추가 골을 더해 2-0 완승을 거뒀다.

▲ 공수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보인 이탈리아 대표 팀.

△불가피한 포백 사용

이탈리아의 포백 선택은 불가피했다. 스리백의 중심축 조르지오 키엘리니가 부상으로 빠졌다. 레오나르도 보누치 역시 감기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지암피에로 벤투라 이탈리아 감독은 무리해서 스리백을 사용하기보단 변화를 선택했다.

마테아 데 실리오(AC 밀란)와 다비데 사파코스타(토리노)를 양쪽 풀백으로 안드레아 바르찰리와 보누치(이상 유벤투스)로 센터백을 구성했다. 네 선수의 소속 팀 모두 포백을 주로 사용해  적응에 어려움이 없었다.

▲ 안주보단 실험과 변화를 택한 지암피에로 벤투라 감독.

△이탈리아의 4-4-2 운영법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선 이탈리아는 생물 같았다. 수비 상황에선 스페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두 줄과 비슷한 수비 대형을 보였지만 공격 상황에선 4-2-4 포메이션이 됐다. 마르코 베라티와 데 로시가 중원에서 조율하면 임모빌레, 안드레아 벨로티 투톱을 축으로 로렌초 인시녜와 안토니오 칸드레바가 측면에서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탈리아의 공격 패턴은 다채로웠다. 한 가지 방법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전방 투톱과 인시녜를 활용한 역습 패턴, 칸드레바의 날카로운 킥을 활용한 세트피스, 베라티의 침투 패스 등 다양한 방법의 공격 작업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전반 10분 데 로시의 페널티킥을 만든 건 칸드레바의 프리킥과 벨로티의 침투가 합작한 작품이었다. 후반 26분 추가 득점은 알바니아 수비를 탈 압박한 베라티가 프리킥을 얻어 냈고 이어진 공격 찬스에서 사파코스타의 크로스가 임모빌레에게 정확히 배달됐다.

풀백 사파코스타의 움직임에 따라 이탈리아 공격이 유동적으로 변했다. 사파코스타가 측면을 따라 질주하면 미드필더 칸드레바가 중원으로 자리를 옮겨 패스 게임을 도왔다. 왼쪽 측면은 인시녜의 움직임에 따라 풀백의 위치가 조정됐다.

▲ 아주리군단의 창조성을 더한 베라티.

△아주리 군단에 역동성을 더한 베라티

이탈리아의 변화무쌍한 전술이 가능했던 건 베라티 덕분이다. 데 로시가 후방에서 조력자 구실을 충실히 하면서 베라티가 좀 더 과감한 움직임이 가능했다.

베라티는 포백 앞에서 볼 배급을 하다가 어느새 알바니아 페널티박스까지 돌파를 시도했다. 공수를 오가며 뛰는 미드필더, 메찰라 노릇을 100% 수행했다.

전반전엔 볼 배급에 집중하던 베라티는 후반 들어 개인 돌파의 빈도를 높였다. 후반 26분 추가골의 기점이 되는 프리킥을 비롯해 베라티는 후반에만 2~3차례 위협적인 돌파를 보였다. 베라티가 패스와 돌파에 알바니아 수비가 요동쳤다.

이탈리아는 이 경기 승리로 승점 13점 고지에 올랐지만 같은 시간 이스라엘에 4-1로 대승을 거둔 스페인에 여전히 골 득실차가 밀려 조 2위를 유지했다. 두 나라는 오는 9월 3일 예선 7차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사실상 G조 1위 향방을 가리는 승부에 앞서 이탈리아는 좋은 전술 대안을 마련했다.

[영상][러시아 WC] Goal's- '오늘만 같아라' 공수 완벽, 이탈리아 vs 알바니아 ⓒ임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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