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올해 시범경기는 KBO 리그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흥행할 수 있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할 기회였다. 2017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2라운드 진출 실패가 KBO 리그 '거품론'까지 이어진 가운데에서도 3,400명 넘는 평균 관중 수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8% 감소한 수치지만, 주말 관중은 오히려 늘었다(6,753명→6,838명).

직격탄은 피한 것처럼 보인다. 이제 KBO 리그 스스로 증명할 차례다. 양적 팽창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 관중 수를 유지할 수 있다면 상품 가치는 입증되는 셈이다. 지난해 KBO 리그 총 관중 수는 833만 9,577명이었다. 안을 들여다보면 900만 관중이 마냥 꿈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이 네 팀의 성적이 중요하다.

▲ 이대호 ⓒ 한희재 기자
▲ 롯데 - 돌아온 빅보이, 돌아올 100만 관중?

롯데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100만 명 이상의 관중 수를 기록했으나 지난 4년은 80만 명 대로 떨어졌다. 롯데 구단 일부에서는 "부산 지역 경기 침체가 큰 이유"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과연 그 추론이 사실일지는 두고 봐야 안다. 롯데는 2008~2012년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지금까지 부산 '팬심'은 성적에 매우 민감했다.

'빅보이' 이대호가 돌아왔다. 4년 120억 원이라는 큰돈을 받고. 이대호는 WBC 참가 후 롯데에 합류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417, 1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덕분에 롯데 팀 타율은 kt(0.29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0.292였다. 황재균이 빠진 내야 포지션 정리가 숙제로 남아 있다.

27일 파커 마켈을 임의탈퇴 공시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이 허전해졌다. 이를 대체할 새 외국인 선수와 계약을 얼마나 빨리 마치느냐가 중요하다. 베테랑 불펜 투수들이 셋업맨과 마무리 투수까지 중요 보직에 포진한 만큼 이들의 컨디션 관리가 시즌 중후반 성적을 가를 수 있다. 우선 윤길현 5경기 5이닝 1실점, 손승락 5경기 5이닝 무실점으로 시작은 좋았다.

▲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 곽혜미 기자
▲ KIA - 원정 매진 티켓 파워…최형우가 날개 될까

롯데와 마찬가지로 KIA는 KBO 리그 흥행에 큰 변수다. 두 팀 모두 수도권 구장에서 열리는 원정 경기를 매진시키는 '티켓 파워'가 있다. 올해는 양현종과 나지완을 붙잡고, 최형우를 더해 전력이 강해진 만큼 순위 상승효과를 관중 수로 연결할 기회다.

최형우는 가벼운 발목 부상으로 시범경기 출전을 줄이고 정규 시즌을 준비했다. 14타수 2안타로 타율이 0.143에 그쳤으나 안타 2개는 모두 담장을 넘었다. WBC 캠프에서부터 타격감이 오르지 않았고 시범경기까지 이어진 모양새다. 4년 연속 타율 0.300 이상, 3년 연속 타율 0.300-30홈런-100타점을 올린 선수인 만큼 페이스만 찾는다면 공격력 상승은 확실히 보장할 수 있다.

헥터 노에시-팻 딘-양현종까지 선발투수 3명은 확실하다. 새 얼굴인 팻 딘은 26일 NC전에서 공격적인 투구의 진수를 보였다. 5이닝 무4사구 7탈삼진 무실점. 이 경기에서 발휘한 제구력과 구속이라면 충분히 KBO 리그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불펜에서는 한승혁이 157km 강속구로 5경기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 잠실구장 ⓒ 곽혜미 기자
▲ LG - 3년 만에 관중 1위 노려

롯데, KIA와 달리 LG는 성적에 관계없이 꾸준히 많은 관중을 동원했다. 물론 성적이 좋을 때 많은 팬이 찾아온 건 당연했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2013년 128만 9,297명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2014년에는 116만 7,400명으로 2년 연속 1위. 그러나 시즌 내내 하위권을 맴돈 2015년에는 105만 3,405명으로 두산(112만 381명)에 이어 2위가 됐다. 지난해도 2위였다.

투수력을 앞세우는 팀 색깔은 올해도 다르지 않다. FA 선수 차우찬은 WBC 캠프 도중 다친 발목을 회복하느라 23일 SK전에만 나왔지만 4⅓이닝 1피안타(홈런) 6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무릎을 다친 데이비드 허프는 21일 일본 요코하마로 떠나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불펜에서는 임정우가 빠진 자리를 대신할 임시 마무리 투수를 정해야 하는데, 후보 가운데 정찬헌(5경기 6.23)과 김지용(6경기 6.75)이 좋지 않았다.

박용택-루이스 히메네스-채은성으로 이뤄질 중심 타순은 시범경기부터 페이스가 좋다. 여기에 이형종이 가세했다. 타율 0.346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안타 9개 가운데 2루타 3개, 홈런 3개로 스프링캠프에서 바라던 대로 장타력까지 갖췄다. 스프링캠프에서 감이 좋았던 이병규와 손주인이 부진한 점은 양상문 감독의 고민거리다.   

▲ 한화 선수들 ⓒ 한희재 기자
▲ 한화 - 지난해 매진 19번+팀 역대 최다 관중

김성근 감독 취임 후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다니는 팀이 됐다. '지역구' 안에서의 인기는 지난 시즌 19번의 매진과 66만 472명이라는 팀 역대 최다 관중 수로 입증이 됐다. 포스트시즌 진출권에 든다면 이 기록을 넘을 수 있을까. 

지난 몇 년과 달리 FA 영입에는 돈을 들이지 않았다. 대신 알렉시 오간도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 윌린 로사리오에게 모두 48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4억 원을 투자했다. 세 선수 모두 시범경기 성적은 좋았다. 로사리오는 담으로 빠진 경기가 있지만 타율 0.455, 오간도 2경기 7이닝 무실점, 비야누에바 3경기 11이닝 4실점(3.24)을 기록했다. 두 투수는 드러난 성적뿐 아니라 내용에서 합격점을 받았다는 게 중요하다. 

중견수 이용규와 2루수 정근우가 빠진 자리가 문제다. 김성근 감독은 외야수가 부족하고 1루수-지명타자 자리는 넘친다고 판단해 로사리오를 좌익수로 투입하기도 했다. 우선 김원석과 장민석, 최진행이 주전으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내야에서는 강경학, 최윤석 등이 2루수 자리에서 경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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