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진용 ⓒ 김민경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민경 기자] 간절하게 바라던 꿈이 이뤄졌다. SK 와이번스 오른손 투수 서진용(25)이 마무리 투수로 올 시즌을 시작한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25일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중요한 발표'가 있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힐만 감독은 "박희수가 컨디션 올라오는 속도가 더디다. 박희수를 7, 8회 필승 조로 옮기고 마무리를 서진용에게 맡기려 한다. 아침에 박희수와 대화를 나눴고, 고맙게도 박희수가 동의했다. 박희수가 팀을 위해 이타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소식을 들은 서진용은 얼떨떨해하면서도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서진용은 "미팅 끝나고 부르셔서 갔는데, 감독님께서 '마무리를 하고 싶냐'고 물으셔서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럼 하라'고 하셔서 갑자기 멍해졌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서진용은 25일 한화전에서 왜 힐만 감독의 선택을 받았는지 스스로 증명했다. 서진용은 4-3으로 역전하고 맞이한 9회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긴장되는 상황에서 깔끔하게 3타자를 처리했다. 선두 타자 최윤석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운 뒤 차일목과 허도환을 삼진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최고 구속은 146km까지 나왔고, 패스트볼 위주로 던지면서 포크볼과 슬라이더를 한두 개 섞었다.

서진용은 "마무리 투수는 패스트볼이 좋아야 한다. 코치님과 이야기했는데, 빠른 공이 있어야 하고, 타자를 강한 힘으로 누를 수 있어야 한다고 들었다. 패스트볼을 많이 던지려고 한다"고 했다. 

결정구로 쓸 변화구는 포크볼에 슬라이더 하나를 더했다. 서진용은 "캠프 때 슬라이더를 던져 봤는데 포수들이 괜찮다고 쓸 수 있겠다고 해서 계속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서진용 ⓒ SK 와이번스
제구를 잡으면서 입단 6년 만에 마무리 투수의 꿈에 다가설 수 있었다. 경남고를 졸업한 서진용은 2011년 2차 지명 1라운드 7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2011년 8월까지 SK에 몸담았던 김성근 한화 감독은 서진용을 기억했다. 

김 감독은 "경남고를 졸업한 선수 아닌가"라고 확인한 뒤 "불펜에서 던지면 공이 없어지곤 했다. 옆에 있는 포수한테 가고 그랬다"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이어 "상무에 가서 제구를 잡은 거 같더라. 공에 힘은 원래 좋은 투수였다"고 덧붙였다.

서진용은 "상무(2013년)에 가서 제구를 완전히 잡고 왔다. 상무 감독님께서 많이 도와주셨다. 코치님들께서 폼을 바꿀 때도 감독님께서 '(서)진용이는 건들지 말고 스스로 하게 놔두라'고 하셨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생각을 많이 하니까 좋아지더라"고 말했다. 

이어 "잘 던지는 투수들 폼도 많이 보고 영상을 많이 봤다. 그걸 조금씩 바꿔 가면서 던져 보고 많이 연습했다. 상무 때 경기를 많이 나간 것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은 마무리 투수로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는 게 목표다. 서진용은 "끝까지 마무리 투수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끝까지 하려면 경기 나갔을 때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 못 던지면 안 되는 거니까 더 탄탄하게 (실력을) 쌓아 나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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