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티 골을 기록한 호날두.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크리스티아노 호날두가 팀의 선제골을 간접적으로 도왔고 멀티 골을 기록했다. 포르투갈 리스본에 '호우'가 울려 퍼졌고 호날두가 웃었다. 하지만 그의 웃음을 만든 숨은 공로자는 '팀 포르투갈'이었다.

△헝가리 파괴한 호날두-실바-콰레스마 스리톱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4달 공백 동안 서로 의견 공유를 하지 못했고 훈련도 하지 못했다. 이렇게 훈련을 같이 못하면 틀을 바꾸는 건 어렵다. 많은 것을 얻기 위해서는 훈련을 해야만 한다"며 경기력에 의문 부호를 남겼다.

산투스 감독의 말처럼 경기 초반엔 오히려 포르투갈이 밀렸다. 헝가리가 수비 상황에서 파이브백을 축으로 역습에 나섰다. 발라스 주자크의 왼발 슛은 유로 2016 때처럼 위협적이었다. 경험 많은 졸탄 게라와 한 방이 있는 아담 찰라이도 기회를 엿봤다.

헝가리를 무너뜨린 건 전반 터진 선제골이다. 호날두의 빌드업이 기점이 된 공격은 풀백 하파엘 게레이루를 거쳐 신예 공격수 안드레 실바가 마무리했다. 실바는 21살의 젊은 공격수로 이번 시즌 소속 팀 FC 포르투에서 주전 공격수로 뛰고 있다. 이번 시즌 모든 대회에서 19골 6도움을 기록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파울레타 이후 무주공산이었던 포르투갈 대표 팀 원톱으로 유력하다.

▲ 호날두와 좋은 플레이를 펼친 안드레 실바(18번).

실바는 어리지만 영특했다. 득점에만 몰두하지 않았고 좌우를 오가면 호날두의 빈자리를 메웠다. 호날두가 중앙으로 좁혀 오면 공간과 위치를 생각하며 빈 곳으로 움직였다. 전반 36분 호날두의 호쾌한 첫 번째 골 역시 호날두의 위치를 간파하고 슈팅이 가능하게끔 뒷발로 내 준 실바의 플레이가 좋았다.

호날두는 소속 팀에서 기술이 좋고 이타적인 카림 벤제마와 뛴다. 벤제마와 뛰면서 호날두는 공격 상황에서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이고 좋은 슈팅 기회를 얻는다. 호날두는 능력 있는 동료 선수의 도움을 받는 소속 팀과 달리 포르투갈 대표 팀 유니폼만 입으면 개인 플레이가 늘었다. 원톱 공격수가 부재해 맞지 않은 원톱 자리에 서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실바의 등장으로 호날두는 더 이상 낯선 옷을 입지 않아도 되고 소속 팀처럼 양질의 도움을 얻을 수 있게 됐다.

▲ 희생으로 하나 된 포르투갈 대표 팀.

△실리적인 4-3-3, 호날두를 위한 희생

축구는 단체 경기다. 한 선수를 위해 희생하는 건 그만큼 위험이 따른다. 하지만 호날두라면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다. 호날두는 4-3-3 포메이션의 측면 윙어로 나섰다. 소속 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가장 자주 서고 자신이 선호하는 위치다.

호날두는 최근 활약이 주춤했던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가 아니었다. 송곳 같은 슈팅과 위험 지역을 찾는 능력 모두 뛰어났다. 그 속엔 주변 동료의 희생이 있었다.

미드필더로 나선 안드레 고메스와 주앙 마리우는 활동력이 좋다. 두 선수는 쉴 새 없이 스위칭 플레이를 펼쳤고 공격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했다. 호날두는 32살의 선수이고 매 경기 100%로 뛸 수 없다. 고메스와 마리우가 좌우 가리지 않고 크게 움직이면서 전방 공격수가 비교적 수비 부담이 덜한 조건을 만들어 줬다.

△호날두 신나게 하기

호날두는 분위기를 타는 '스타'다. 한 골 넣으면 두 골, 세 골이 따라온다. 득점 수에 따라 호날두의 입꼬리가 비례한다. '팀 포루트갈'이 가장 잘했던 내용은 어쩌면 호날두를 웃게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선수 전원이 호날두를 믿고 희생했다. 그러자 호날두다운 호날두로 돌아왔다. 

포르투갈은 B조 선두 스위스보다 승점 3점이 적다. 10월 11일(현지 시간)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스위스와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을 치른다. 이 경기의 결과는 ‘팀 포르투갈’이 다시 한번 '우리 형' 호날두를 만들 수 있느냐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영상][러시아 WC] Goal's- '호우 세리머니'는 계속된다, 포르투갈 vs 헝가리 ⓒ임창만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