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인천, 글 조영준 기자, 영상 배정호 기자] IBK기업은행이 챔피언 결정전 2차전을 이기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상대 팀 흥국생명보다 위협적인 적이 앞을 막고 있다. 선수들의 체력이다.

2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은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1(16-25 34-32 25-23 25-23)로 눌렀다. 1승 1패를 기록한 IBK기업은행은 5전 3선승제로 펼쳐지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한숨을 돌렸다.

이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이 자랑하는 삼각편대가 고른 활약을 했다. 매디슨 리쉘(24, 미국)은 두 팀 최다인 33득점에 공격 성공률 52.54%를 기록했다. 박정아(24)는 26점, 김희진(26)은 15점을 올렸다.

경기가 끝난 뒤 김희진은 코트를 나가던 도중 쓰러졌다. 그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 김희진(왼쪽)과 박정아 ⓒ 곽혜미 기자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는 포지션에 변화를 줬다. 김희진은 그동안 중앙에 있었지만 라이트로 이동했다. 전위는 물론 후위, 그리고 코트를 모두 커버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지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쳐서 나중에는 연타 수비도 못했다. 체력이 많이 소진됐다"고 덧붙였다.

IBK기업은행 구단 관계자는 "김희진은 병원에서 링거를 맞았다. 일시적인 어지러움인 것 같고 큰 부상은 아니다"고 밝혔다.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한 박정아는 매우 지친 표정으로 "정말 힘든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박정아와 인터뷰실에 들어온 리쉘도 "피곤하다. 하지만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모두 똑같다"며 "빨리 회복하는 것이 챔피언 결정전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김희진과 박정아는 지난해 숨 쉴 틈 없이 달렸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국가 대표 팀에 합류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예선과 본선에 출전했다. 올림픽을 마친 뒤 곧바로 팀에 합류해 코보컵과 올 시즌 경기에 나섰다.

정규 시즌 우승 팀 흥국생명은 11일간 휴식하며 챔피언 결정전을 준비했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플레이오프에서 KGC인삼공사와 3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치렀다.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은 13세트를 뛰었다. 22일 플레이오프 3차전을 마친 IBK기업은행은 하루 휴식 뒤 24일 챔피언 결정전에서 흥국생명과 5세트 경기를 했다. 그야말로 살인적인 일정이었다.

▲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 ⓒ 곽혜미 기자

IBK기업은행은 5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이 감독은 "이번 (챔피언 결정전)이 가장 힘들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전날 선수들은 체력 보강을 위해 모두 수액 주사를 맞았다"고 밝혔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IBK기업은행은 하루 휴식 뒤 코트에서 뛰고 있다. 휴식일에는 연습보다 쉬면서 선수들의 체력에 신경 쓰고 있다.

IBK기업은행이 2차전에서 졌으면 시리즈의 저울은 흥국생명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컸다. 힘겹게 2차전을 이긴 이 감독은 "그래도 2차전이 끝나면서 흥국생명과 우리의 피로감은 50대 50이 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2차전에서 졌으면 사실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나마 이겨서 조금이나마 힘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지난 18일부터 26일까지 IBK기업은행은 5경기를 치렀다. 8일 동안 무려 22세트를 뛰었다. 프로 7년째 큰 부상 없이 팀의 대들보로 뛰고 있는 김희진도 살인적인 일정을 버티지 못했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 관리와 회복이 IBK기업은행의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챔피언 결정전 3차전은 28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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