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덕주(위)와 구창모(아래)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 함덕주와 NC 구창모는 올 시즌 5선발 한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난해까지 주로 불펜 투수로 활약했던 선수들. 선발로 정착하기 위해 신무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공통분모도 있다. 바로 체인지업이다.

불펜 투수로서 좌타자를 많이 상대했던 투수들이다. 직구와 슬라이더, 여기에 커브 정도만 있어도 충분히 버틸 수 있었다. 좌타자의 바깥쪽은 슬라이더로 공략하면 됐다.

하지만 선발투수는 좌타자보다 훨씬 많은 우타자를 상대할 수 있어야 한다. 몸쪽이야 직구나 슬라이더로 찌르면 되지만 바깥쪽을 공략하기 위해선 무기가 하나 더 필요해졌다. 함덕주와 구창모가 체인지업이라는 같은 숙제를 떠안은 이유다.

함덕주는 시범경기에서 체인지업을 중점적으로 시험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함덕주가 체인지업을 장착한 뒤 한 단계 더 성장했다. 경험을 쌓는 게 우선이다. 체인지업이 가끔 높게 들어가고는 했는데 일단 존 안으로 던지도록 지시하고 있다. 안에 들어가야 승부가 된다. 처음부터 제구하려고 하면 카운트가 몰리고 그럼 어차피 가운데 던져야 한다. 유리할 때 존 안에 던지게끔 얘기했다"고 밝혔다.

시범경기에서 활용한 체인지업은 위력을 발휘했다. 2경기서 8.2이닝을 던지는 동안 6개의 안타만 맞았다. 이닝당 출루 허용률이 0.92에 불과했다. 새로운 구종을 시험하면서도 제구에 안정감을 보였다는 걸 뜻한다.

구창모는 반대로 시범경기에서 체인지업을 감췄다. 정규 시즌에 들어간 뒤 승부를 보겠다는 계산이다.

구창모는 지난해 전체 투구 가운데 체인지업 비중이 4.4%에 지나지 않았다. 그만큼 체인지업 활용 폭이 작았다.

그러나 이제는 분명한 필요성이 생겼다. 구창모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 "불펜에서 던질 때는 오른손 타자를 상대할 때가 많지 않아 (오른손 타자의) 바깥쪽으로 빠지는 변화구를 던질 일이 없었다. 지금은 체인지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범경기에서는 그동안 준비했던 것을 다 보여 주지 않았다. 그런데도 3경기에서 14이닝 11피안타 4볼넷 13탈삼진 3실점, 평균자책점 1.93에 WHIP(이닝당 출루 허용 수) 1.07, 피안타율 0.224로 특급 투수 수준의 성적을 거뒀다.

이제 체인지업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게 되면 좀 더 높은 수준의 투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함덕주와 구창모 두 영건이 체인지업이라는 날개를 달고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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