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 대표 팀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김도곤 기자] '안일', '책임', '교훈', '위기', 슈틸리케호가 시리아에 신승을 거둔 후 나온 말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 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A조 조별 리그 7차전에서 시리아에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승점 13점으로 조 2위를 자력으로 지켰다. 앞서 중국에 0-1로 패한 부담을 덜며 반등의 기회를 마련했다.

하지만 경기력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시리아를 상대로 1골을 넣는데 그쳤고 수비에서도 잦은 실수가 나왔다. 반등의 기회를 마련했지만 대표 팀 분위기는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경기 후 만난 선수들의 얼굴은 그렇게 밝아보이지 않았다. 이기긴 했지만 부진을 씻을 정도는 아니었다. 승리의 기쁨을 누리기보다 다음 경기를 대비했다.

결승골의 주인공 홍정호(장쑤)는 "아쉽다"는 말로 소감을 밝히며 "위기도 있었고 위험한 장면도 몇 차례 나왔다"고 평가했다.

홍정호는 남은 최종 예선 3경기를 위해 "소속 팀에서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고 말하며 "모든 선수들이 항상 대표 팀에 선발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앞으로 최종 예선이 3경기 남았다. 현재 월드컵을 갈 수 있느냐, 마느냐의 상황이기 때문에 선수들은 더 간절하게 뛰고 대표 팀에 선발된 선수들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선발 출전해 86분을 뛴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도 마찬가지였다. 구자철의 얼굴에서는 승리에 대한 안도보다 더 나은 경기를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죄책감이 커보였다. 구자철은 믹스트존에서 낮은 목소리로 이번 경기 승리에 안주해선 안된다며 본인과 선수들을 다그쳤다.

구자철은 "아직 숙제가 남았다. 훈련을 통해 더 발전시켜야 한다"며 "2차 예선에서는 경기력이 좋았지만 그 흐름을 최종 예선까지 가져오지 못했다. 전에 잘 됐던 플레이가 위축됐고 결과도 좋지 않아 문제가 터져나왔다. 또 그 문제를 우리가 잘 해결하지도 못했다"며 자책했다.

구자철은 현재 대표 팀 상황을 '위기'로 보며 "중국전은 위기이자 좋은 기회였으나 살리지 못했다. 시리아전에 따라 벼랑 끝에 설 수도 있었다. 내용은 좋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더 치열하게 뛰고 노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2차 예선에서 잘했으니 비슷하게 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도 없을 것이고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 다는 것도 알고 있다. 큰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구자철은 홍정호와 마찬가지로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대표 팀 유니폼을 입는 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 나도 대표 팀 선배들을 보며 배우고 기운을 받아 지금까지 대표로 뛰고 있다. 대표가 된다는 것은 막중한 책임감이 필요하다. 선수들이 나라를 대표하고 축구인을 대표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겼지만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그리고 선수들은 입을 모아 대표로서 막중한 책임감과 자세, 태도 등을 역설했다. 결국 이는 대표 팀 모두가 풀어야 할 숙제다. 이번 최종 예선 기간 내내 언급된 문제였지만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과연 한국이 책임감 등 더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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