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잠실, 김건일 기자]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한화의 5시간 7분 혈투를 자신의 손으로 끝낸 한화 외야수 김원석은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내가 주인공이 될지 상상도 못했는데 얼떨떨하다. 부모님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감사드린다"고 울컥했다.
이날 8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한 김원석은 연장 11회 결승 타점을 포함해 5타수 4안타 3타점 맹타와 함께 안정적인 외야 수비를 펼쳐 6-5 승리를 이끌었다.
"앞 타석에서 득점이 만들어지지 않아 부담이 컸다. 솔직히 주인공이 되겠다는 생각은 안 했다. 어떻게든 타구를 강하게 맞히려 했다"며 "타구를 날리고 3루수 허경민이 수비가 좋아 '죽을 수 있다'는 상상을 하면서 전력 질주했다"고 결승타를 돌아봤다.
시범경기에서 팀 내 최다인 홈런 3개를 치는 등 스프링캠프에서 맹타로 눈도장을 찍은 김원석은 1군 엔트리에서 시즌을 맞이하더니 개막 2경기에서 모두 선발 중견수를 맡았다. 타석에선 9타수 5안타를 기록했으며 이용규가 빠진 중견수 수비도 안정적으로 해내고 있다.
김원석은 "코치님께서 자신 있게 하라고 이야기해 주셔서 타석에서 용기 있게 덤볐다. 김인식 연천 미라클 감독님께서도 기죽지 말라고 해 주셨다"며 앞으로도 기죽지 않고 강하게 칠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오늘(1일)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수비는 외야에선 처음이었다. 윤재국 코치님과 자주 연습했다. 코치님께서 자신 있게 하라고 말해주셨다"고 했다.
김원석은 한화를 한 번 나갔다가 돌아왔다. 2012년 2차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로 지명받았다가 별다른 활약 없이 방출됐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 가다가 2015년 12월 한화에 재입단했다.
김원석은 절실한 마음을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쏟아부었다. 46타수 12안타 홈런 2개 2루타 2개를 기록했다. 스스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하고 훈련했다"고 돌아봤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올해 전지훈련을 마치고 "김원석이 크게 성장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훈련했다. 올 시즌 우리 팀 우타 외야수에 도전할 자질을 갖췄다"고 칭찬했다.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하고 있는 주전 중견수 이용규는 "김원석이 많이 좋아졌다"며 자신이 빠진 자리를 메워 줄 것으로 기대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신임을 듬뿍 받고 있는 김원석은 최진행 김경언 등 기존에 있던 한화 외야수들이 30대 중반을 향해 가는 상황에서 오랜만에 등장한 새 얼굴이다.
김원석은 남들이 보기에는 소박하지만 스스로에게는 원대한 꿈을 갖고 있다.
"1군에서 50경기 출전이 목표다. 타순, 포지션 따질 처지다 아니다. 그저 지금은 라인업 카드에 내 이름을 확인하는 것 자체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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