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어제(1일)랑 오늘 합쳐서 1,000개는 쳤다."
프로 11년째인 민병헌(30, 두산 베어스)은 여전히 한 타석 한 타석이 간절하다. 민병헌은 1일 한화 이글스전을 마치고 밤잠을 설쳤다. 입술까지 부르틀 정도였다. 민병헌은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침묵한 뒤 화를 삼키지 못했다. 민병헌은 박건우, 오재일과 함께 밤 10시까지 경기장에 남아 배팅 볼을 쳤다.
민병헌은 "타격 코치님도 같이 계시다가 지쳐서 먼저 들어가셨다. 스스로 분이 안 풀려서 계속 연습했다. 상대 투수들 공이 공략 못 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타이밍도 안 맞고 공도 안 보여서 답답했다"고 입을 열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민병헌에게 늘 "마음을 비우라"고 조언한다. 민병헌은 "선수들 마음 편하라고 하시는 말씀인데, 제 성격도 그렇고 연습 안 하고 후회할 바에 연습하고 후회하지 않는 게 낫다. 제가 연습을 많이 했는데도 못 치면 안 되는구나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안타가 안 나와서 고민인 건 아니었다. 민병헌은 "안타가 안 나와도 공을 치는 자세가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타구의 질이 좋아지길 바랐다.
훈련 장면을 지켜본 박철우 타격 코치는 "(민)병헌이는 생각이 많다. 걱정할 게 없는데, 욕심이 많아서 계속 생각에 빠져든다. 쉬운 쪽으로 편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밸런스가 잘 안 맞고 있긴 하지만, 역량이 있는 선수니까 잘 칠 것"이라며 믿음을 보였다.
배팅볼 1,000개를 친 효과일까. 민병헌은 2일 한화전에서 첫 타석부터 좌익수 앞 안타로 출루하며 좋은 타격감을 자랑했다. 그리고 4-4로 맞선 연장 12회말 1사 1, 2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끝내기 안타를 날리며 팀에 위닝 시리즈를 안겼다.
민병헌은 경기를 마친 뒤 "연습한 보람이 있는 거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타이밍 맞추기가 여전히 어렵다. 저도 모르게 쳤는데 운이 따랐다. 그래도 첫 번째, 두 번째 경기보다 괜찮아서 기분 좋다. 완전히 감을 회복하기까진 시간이 걸릴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치고 경기가 없는 3일에도 타격 훈련을 할 건지 물었다. 민병헌의 대답은 예상대로였다. "당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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