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두 팀 합해 4골이나 터졌다. 그러나 난타전이라고 하기엔 경기 수준이 떨어졌다.

아스널은 3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0라운드 맨시티전에서 2-2로 비겼다.

이른바 '승점 6점짜리 경기'였다. 아스널과 맨시티 모두 승점 3점이 필요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하려면 4위엔 들어야 한다.

그러나 부진했다. 전반 초반 맨시티가 반짝했지만 이내 평범해졌다. 아스널은 득점 장면에서만 잠깐 집중력을 발휘했다. 아스널은 슈팅 8개 가운데 유효 슈팅 3개를 기록했다. 두 팀 모두 승점 3점을 기대했겠지만 승점 1점씩 나눠가졌다. 아스널(51점)은 6위, 맨시티(57점)는 4위를 유지하는 데 그쳤다.

아스널과 맨시티의 고질적 문제를 볼 수 있는 경기기도 했다.

▲ '치열하긴 했는데…' 아스널과 맨체스터 시티가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 전체적으로 부진한 아스널, 외질-산체스 의존증

기댈 구석이 없었다. 외질은 코너킥에서 무스타피의 골을 도운 것을 제외하고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날카로운 패스를 뽐냈던 시즌 초반과 너무 달랐다. 산체스 역시 부진했다. 열정적으로 뛰었지만 실제적으로 경기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무리한 개인 플레이로 흐름을 깨기도 했다.

두 선수가 부진한 가운데 아스널의 경기력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대니 웰백도, 시오 월콧도 어떤 공격을 해야할 지 몰랐다. 영국 매체 데일리미러가 평점 4점을 부여한 그라니트 자카와 프란시스 코클랭은 공격에서도 수비에서도 부족했다.

부진한 와중 2골을 터뜨렸다. 전반 39분 시오 월콧이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고 득점했다. 후반 8분엔 코너킥 찬스를 시코드란 무스타피가 머리로 마무리하면서 2골 득점을 올렸다. '실리'를 찾았다고 할 수 있는 경기였지만 경기력 부진엔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 전반 초반 '반짝' 맨시티, 분위기 반전 카드 없었다

맨시티는 전반 초반 직선적인 공격으로 아스널을 압도했다. 중원에서 공을 돌리는 대신 수비 라인을 높인 아스널의 수비 뒤 공간으로 단순하게 패스했다. 세르히오 아구에로, 르로이 사네, 라힘 스털링이 직선적인 침투를 계속 시도했다. 중원에서 1차 압박을 제대로 하지 못한 아스널의 문제와 겹쳐 성과를 올렸다. 전반 4분 만에 르로이 사네가 득점하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오래 가지 않았다.

전반 중반부터 경기 주도권을 놓쳤다. 아스널의 압박에 밀려 패스 정확도가 떨어졌다. 맨시티는 78%의 패스 성공률을 보였는데, 다른 팀 경기와 크게 다를 것 없는 패스 성공률이었다. 도전적인 침투 패스가 많았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세밀하지 않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는 없었다.

전반 41분 아구에로가 다시 앞서는 골을 성공시켰다. 데 브라이너와 스털링이 2대1 패스 연계로 아스널의 수비를 흔들었다. 수비에 저지됐지만 무너진 수비 틈새로 아구에로가 침투한 뒤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좋은 공격 전개였다. 그러나 맨시티는 이후 비슷한 장면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후반전 야야 투레가 라힘 스털링을 대신해 출전한 뒤엔 팀이 더 무거워졌다. 헤수스 나바스가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긴 케빈 데 브라이너와 함께 빠른 발로 몇 차례 찬스를 만들었을 뿐이다.

▷ 깊이 없는 선수층이 문제

아스널과 맨시티가 경기에서 나타낸 문제는 조금 달랐다. 그러나 원인은 같다. 선수층이 얇다. 문제가 생겼을 때 감독이 전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한정적이다. 적절한 선수를 보유해야 적절한 처방이 나는 법이다.

아스널은 산체스와 외질 의존증을 고치지 못했다. 두 선수가 부진하자 팀 전체가 부진의 늪에 빠졌다. 재정 문제를 해결해야 했던 아스널은 그동안 '월드클래스' 선수를 영입하지 못했다. 그 와중에 벵거 감독이 유망주들을 영입해 성과는 냈다. 패스 위주의 아기자기한 축구로 아스널다운 축구를 했다.

역설적이게도 산체스 외질 영입 뒤 경기력 기복이 커졌다. 두 월드클래스 선수가 빛을 낼 땐 '빅클럽'의 위용을 과시한다. 그러나 두 선수가 부진할 때 혹은 결장할 땐 경기력이 떨어진다. 주전 선수의 활약 여부에 경기력이 바뀌는 건 모든 클럽이 마찬가지지만 아스널은 정도가 심하다.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사람'이 없다. 점유율 축구에서 공수 양면에서 중요한 풀백 가운데 '믿을 선수'가 없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파블로 사발레타가 산체스를 1대1에서 막기엔 기동력이 떨어진다는 판단해 헤수스 나바스를 풀백으로 기용했다. 가엘 클리시는 전반 39분 오프사이드를 온사이드로 만들며 눈에 띄지 않은 실수를 했다. 뚜렷한 없는 상태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이 해결책을 내놨지만 완벽한 조직력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후반 교체 카드도 마찬가지였다. 투레가 교체 출전을 했지만 공 소유는 조금 늘었지만 공격 전개의 질은 변하지 않았다. 나바스를 수비로 돌리고 나니 공격적으로 분위기를 바꿀 선수가 없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노력은 했지만 공격 전개는 어딘가 어긋났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자신의 전술에 적합한 선수를 영입하는 타입의 감독이다. 기존 선수단에 자신의 색을 입히려고 했지만, 맨시티 선수들에게선 전술과 플레이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 감독의 지시를 따르긴 하지만 확신이 없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색을 확실히 내기엔 선수단에 깊이가 부족하다.

[영상] [H/L] 아스날 vs 맨체스터 시티 ⓒ스포티비뉴스 이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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