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영상 황예린 PD·글 이교덕 기자] 2006년 10월 UFC 64에서 리치 프랭클린을 꺾고 미들급 챔피언에 오른 앤더슨 실바는 2,457일(6년 267일) 동안 왕좌를 지켰다. '스파이더'를 끌어내린 파이터는 '올 아메리칸' 크리스 와이드먼(32, 미국)이었다.

와이드먼은 2013년 7월 UFC 162에서 실바를 KO로 이겨 챔피언이 됐다. 5개월 뒤인 12월 UFC 168에서도 정강이가 부러진 실바에게 TKO승 해 새 시대를 활짝 열었다.

와이드먼은 실바에 이어 비토 벨포트·료토 마치다 등 사우스포 브라질 파이터들을 연파하며 승승장구했는데, 가장 경계해야 할 맞수는 다름 아닌 미국 안에 있었다. 2015년 12월 UFC 194에서 1984년생 동갑 루크 락홀드에게 TKO패 하고 타이틀을 빼앗긴 것.

2009년 데뷔해 13승 무패를 달리다가 맛본 첫 번째 쓴잔이었다. 지난해 11월 UFC 205에선 요엘 로메로의 동물적인 카운터 니킥을 맞고 KO로 져 연패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와이드먼은 오는 9일(한국 시간) UFC 210 코메인이벤트에서 4연승의 상승세인 게가드 무사시(31, 네덜란드)와 맞붙는다. 무사시는 잽을 앞세운 타격이 강하고 그라운드 기술이 좋은 올라운드 파이터다. 이번 경기가 50번째 출전(49전 41승 2무 6패)으로 경험도 풍부하다.

여러 베팅 사이트에선 와이드먼을 질 가능성이 큰 선수인 '언더독'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보면, 와이드먼은 3연패 위기에 몰렸다.

▲ 크리스 와이드먼은 연패 탈출을 노린다.

하지만 '올 아메리칸'은 기죽지 않았다. 아름다운 재기 스토리를 쓰겠다는 의욕이 대단하다. "내 압박, 체격, 힘, 거리를 보라. 난 꽤 길고 타격과 레슬링도 잘 섞을 줄 안다. 무사시는 마치다에게 잡아먹혔고, 난 마치다를 압도했다고 생각한다. 무사시와 완전히 타격전으로 간다고 해도 자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승리를 자신하는 건 무사시도 마찬가지. "와이드먼은 좋은 파이터지만, 그렇다고 대단한 파이터는 아니다. 폭발력이 없고 빠르지도 않다. 그를 박살 내겠다. 약속한다"고 받아치고 있는데, 와이드먼은 4살짜리 아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아들 CJ가 갑자기 매트에서 언더 훅을 파더라. 따로 가르친 적이 없는데 본능적으로 레슬링을 했다. 너무 놀라웠다. 아들이 자랑스러웠다."

"너무 흥분됐다. 그냥 좋아서 처음 레슬링을 시작한 때가 떠올랐다. 그땐 다른 이유가 없었다. 그냥 좋았을 뿐이다. 내가 이걸 왜 시작했는지 일깨워 줬다. 난 경쟁을 사랑한다. 종합격투기를 그래서 시작했다는 게 다시 생각났다."

즐길 준비가 됐다는 와이드먼은 부활을 꿈꾼다. 거의 2년 동안 승리가 없는 그가 무사시를 잡으면 다시 타이틀 전선에 복귀할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이번에도 진다면, 정상에서 추락한 실바의 좌절감을 그대로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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