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38, 미국)가 타이틀 2차 방어에 성공했다.

코미어는 9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주 버팔로 키뱅크 센터에서 열린 UFC 210 메인이벤트에서 앤서니 존슨(33, 미국)을 2라운드 3분 37초 만에 리어네이크드초크로 이겼다.

존슨의 작전 실패였다. 타격에 강점이 있는데 무모하게 레슬링에서 힘을 너무 많이 썼다.

먼저 레슬링 싸움을 건 쪽이 의외로 존슨이었다. 1라운드 존슨은 코미어를 서서히 타격으로 압박하다가 태클을 걸었다. 레슬링 싸움을 피하지 않았다.

자신이 1라운드용 파이터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려고 애쓰는 듯했다.

코미어는 경기 7분만 넘기면 존슨이 쉽게 지치기 때문에 이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 말처럼 됐다. 2라운드에 들어서자 코미어가 기다렸다는 듯이 클린치로 붙어 존슨과 힘 싸움을 했다.

존슨이 먼저 코미어를 테이크다운으로 넘겼지만, 코미어는 금세 일어나 클린치에서 다리를 걸어 존슨을 넘어뜨렸다.

백 포지션을 탄 코미어가 물 만난 듯 파운딩 연타를 퍼부었다. 존슨은 아래에 갇혀 반격하지 못했다.

그리고 2년 전 1차전처럼 코미어가 존슨의 목을 졸라 탭을 받았다.

존슨은 패배 후 울먹이며 은퇴를 선언했다. 럼블은 통산 전적 22승 6패로 옥타곤을 떠났다.

19번째 승리(1패)를 차지한 코미어는 "존슨이 레슬링 싸움을 걸어 올지 몰랐다"면서 "존슨의 은퇴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미어는 옥타곤 사이드에 있던 지미 마누와에게 "넌 나를 못 이긴다"며 약 올리다가, 조 로건이 "존 존스는 어떠한가?" 묻자 "존스는 아직 출전 라이선스도 못 받는 처지다. 2년을 기다렸다. 올 수 있으면 와 봐라"라고 소리쳤다.

[미들급] 게가드 무사시, 논란의 TKO승

크리스 와이드먼(32, 미국)이 게가드 무사시(31, 네덜란드)를 넘기느냐, 무사시가 테이크다운을 방어하고 타격으로 와이드먼을 쓰러뜨리느냐의 싸움이었다. 전형적인 그래플러와 스트라이커의 대결 양상으로 보였다.

예상대로였다. 와이드먼은 경쾌하게 스텝을 밟으며 무사시의 빈틈을 찾다가 원레그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1라운드에만 세 번 무사시를 넘겼다. 2라운드 무사시가 타격으로 반격에 나섰다. 와이드먼을 케이지 펜스로 몰고 펀치 연타를 퍼부었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승부가 갈렸다. 2라운드 중반 무사시가 와이드먼의 목을 끌어당기면서 머리를 향해 니킥을 두 번 찼는데, 심판 댄 머글리오타가 이것을 반칙 공격이라고 판단하고 경기를 멈췄다.

상대의 두 팔이 다 바닥에 닿아 있을 때 머리에 킥이나 니킥을 차면 반칙이다. 머글리오타는 그래서 와이드먼에게 쉬는 시간 5분을 줬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을 한 옥타곤 밖 심판들의 생각은 달랐다. 무사시가 일부러 와이드먼의 상체를 들어 두 팔을 바닥에서 떨어지게 한 다음, 니킥을 찼기 때문에 정상적인 공격이라고 인정했다.

여기서 또 꼬였다. 경기를 재개하면 별 탈 없었겠지만, 뉴욕주 체육위원회 링 닥터들이 와이드먼이 계속 경기를 뛸 수 없다고 결정해 버렸다. 무사시의 정상적인 공격을 맞고 와이드먼이 경기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는 결론이었기 때문에 무사시의 TKO승이었다.

와이드먼은 경기를 멈추지 않았다면 계속 싸울 수 있었다며 억울해했다. 무사시는 와이드먼에게 미안하다며 재대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여성 스트로급] 신시아 카르비요, 36일 만에 UFC 2연승

UFC 새내기 펄 곤잘레스(30, 미국)는 숨 막히는 몸매로 눈길을 끌었다. 경기 전날에는 가슴 확대 수술 사실이 밝혀지면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곤잘레스는 "전 세계에 내 수술 사실을 밝히고 싶지 않았다. 내일(9일) 이겨서 가슴 수술을 받은 파이터일 뿐만 아니라 재능을 갖고 있는 파이터라는 사실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신시아 카르비요(29, 미국)의 재능이 더 돋보였다. 카르비요는 곤잘레스의 계속된 전진 압박에 당황하지 않고, 사이드 스텝을 밟으며 잽과 스트레이트로 주도권을 잡았다. 곤잘레스에게 테이크다운을 주는 듯했지만, 빠르게 곤잘레스의 등 뒤로 돌아 백 포지션을 잡았다.

곤잘레스는 UFC 밖에서 6승(1패) 가운데 4승을 암바로 잡았다. 2라운드 풀 마운트를 잡고 특기인 암바를 시도했는데 무위로 돌아갔다. 카르비요는 이를 빠져나와 오히려 백 포지션을 잡고 점수를 땄다.

결과는 카르비요의 3라운드 3분 45초 리어네이키드초크 서브미션 승리. 그라운드 기술에서 곤잘레스보다 한 수 위였다.

카르비요는 지난해 8월 종합격투기에 데뷔했다. 지난 1월까지 3연승을 거둔 뒤, 초고속으로 UFC에 입성했다. 지난달 5일 UFC 209에서 아만다 쿠퍼를 리어네이키드초크로 잡고 옥타곤 데뷔전도 승리로 장식했다. 36일 만에 옥타곤 2연승 하고 통산 5연승을 달렸다.

곤잘레스는 UFC 데뷔전에 앞서 뜨거운 주목을 받았으나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3라운드 계속된 압박으로 정타를 몇 차례 넣었지만 거기까지였다. 전적은 6승 2패가 됐다.

[웰터급] 패트릭 코테, 티아고 알베스에게 판정패 후 은퇴 선언

패트릭 코테(37, 캐나다)는 지난해 6월 '카우보이' 도널드 세로니의 타격에 TKO로 졌다.

맷집 하나는 최고라는 평가를 받던 코테의 생애 두 번째 TKO 패배였다. 2008년 10월 앤더슨 실바한테 질 땐 무릎 부상이 결정적이었는데, 세로니와 경기에선 타격에서 압도당한 완패였다.

코테는 1라운드 티아고 알베스(33, 브라질)의 왼손 훅에 다운되고 톱 포지션을 내줬지만, 2라운드에도 전진을 멈추지 않았다. 오른손 카운터펀치에 다리에 힘이 풀렸는데도 곧 회복했다. 마치 맷집이 여전하다는 걸 보여 주고자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맷집만으론 경기에 이길 수 없다. 알베스의 펀치와 로킥을 여러 차례 허용한 코테는 3라운드에 테이크다운까지 허용해 역전하지 못했다. 3-0(30-27,30-27,30-27) 알베스의 판정승.

코테는 UFC 웰터급으로 내려온 뒤 처음 연패에 빠졌다. 11번째 쓴잔(23승)을 마셨다.

코테는 경기가 끝나고 바로 글러브를 벗었다. 이번 경기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듯, 눈물을 흘리며 "오늘 은퇴한다.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2011년 데뷔한 베테랑이 옥타곤을 떠났다.

알베스는 2015년 5월 카를로스 콘딧에게 TKO로 지고, 지난해 11월 야심 차게 라이트급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감량에 실패해 짐 밀러에게 판정패했다.

다시 돌아온 웰터급에서 코테를 잡고 연패를 끊었다. 2년 3개월 만에 승리하고 환하게 웃었다.

[라이트급] 찰스 올리베이라, 라이트급 복귀 승리

"내가 UFC 라이트급 챔피언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전 벨라토르 라이트급 챔피언 윌 브룩스(30, 미국)는 지난해 10월 옥타곤 데뷔전에서 알렉스 올리베이라에게 졌지만 자신감이 꺾이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성의 찰스 올리베이라(27, 브라질)에게 또 졌다. 1라운드 2분 30초 만이었다.

브룩스는 1라운드 초반 클린치에서 올리베이라의 안다리걸기에 테이크다운을 허용했다. 일어나려고 할 때 백 포지션까지 내줬다.

올리베이라는 매미처럼 브룩스의 뒤에 매달려 리어네이키드초크를 걸었다. 브룩스는 턱을 당기며 숨통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올리베이라는 브룩스의 턱을 강하게 조여 고통을 안기면서 탭을 받았다.

브룩스는 옥타곤 두 번째 승을 따내는 데 실패했고, 통산 전적은 19승 3패가 됐다. 자존심에 자신감까지 무너질 수 있는 완패였다.

올리베이라는 2012년 라이트급에서 페더급으로 내려갔다가 계체를 무려 4번이나 실패했다. 이번에 라이트급으로 쫓겨왔는데 브룩스를 잡고 2연패를 끊었다. 전적 22승 7패 1무효가 됐다.

올리베이라는 데이나 화이트 대표의 뜻과는 관계없이 여전히 페더급 복귀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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