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의지(왼쪽)와 김태형 두산 감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시즌 시작부터 단단히 꼬였다. 잠잠했던 타선이 살아나려는 찰나에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연패 수렁에 빠졌다. 

두산은 7일부터 9일까지 치른 넥센 히어로즈와 홈 3연전에서 난타당했다. 투수진은 3경기에서 27이닝 50피안타(4피홈런) 10사사구 33실점(27자책점)으로 무너졌다. 마운드 붕괴 속에 두산은 4연패에 빠지며 시즌 성적 3승 5패로 공동 5위에 머물러 있다.

시즌을 시작하면서 마운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지난해 리그 최고 선발진으로 활약한 '판타스틱4'가 있고, 5선발로 낙점한 함덕주는 시범경기 동안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 줬다. 

불펜이 유일한 걱정거리로 꼽혔으나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아직 결과는 몰라도 마음은 알차게 시작한다"고 말했다. 오른손 김성배 김승회 이용찬 홍상삼 김명신, 왼손 이현승 이현호 등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는 투수들로 불펜을 꾸렸다. 김 감독은 "지난해는 6회 끝나고 아웃 카운트 4개가 어려웠는데, 올해는 계산이 서니까 편하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보우덴이 어깨 근육통으로 이탈하면서 마운드 구상이 꼬이기 시작했다. 정밀 검진 결과 이상 소견은 없었지만, 본인이 불편하다고 주장해 지난 3일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은 본인이 이상하다고 느끼면 불안해하는 거 같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보우덴을 대신해 급한 대로 고원준을 기용했지만, 2경기 2패 5⅓이닝 평균자책점 11.81로 부진했다.  

넥센과 지난 3경기는 안방마님 양의지의 빈자리가 컸다. 양의지는 허벅지 근육통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백업 포수 박세혁과 최재훈이 대신 마스크를 썼지만, 볼 배합을 비롯한 투수 리드 능력에서 차이가 있었다. 더스틴 니퍼트가 7일 4⅔이닝 6실점(5자책점)으로 무너졌고, 유희관은 8일 5⅔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김 감독은 "니퍼트가 하이 패스트볼이 좋은 날은 상관없는데, 7일은 맞아 나가는데 박세혁이 계속 높은 공을 요구하더라"며 볼 배합을 지적했다. 박세혁은 니퍼트가 자신의 리드를 따라 줬는데 안타로 연결된 상황을 설명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선발이 무너지면서 자연히 불펜에 과부하가 걸렸다. 롱릴리프 요원인 신인 김명신은 5경기에 등판해 9⅓이닝을 던졌다. 등판 횟수가 잦아지면서 실점 상황도 늘었다. 평균자책점은 6.75까지 치솟았다. 이용찬 3경기 평균자책점 11.57, 김성배 4경기 평균자책점 7.71 등 믿었던 불펜 요원들마저 흔들렸다.

두산은 지난해 선발 야구의 힘을 바탕으로 통합 우승을 이뤘다. 아울러 시즌 초반부터 무섭게 승수를 쌓으며 1강 구도를 그렸다. 그러나 올해는 믿었던 선발진이 일찍이 흔들리면서 쉽게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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