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영수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2017년 4월 11일은 한화 투수 배영수에게 특별한 날로 기억될 것이다. 한 때 '푸른 피의 에이스'라 불렸던 사나이 친정팀 삼성을 떠난 지 3년만에 삼성을 상대로 대구에서 처음 공을 던지게 된다. 

장소는 시민 구장에서 라이온즈 파크로 바뀌었지만 남다른 기분까지 어쩔 수는 없다. 배영수는 "공을 던져봐야 진짜 기분이 어떤지 알 것 같다"는 말로 설렘을 대신 표현했다.

그렇다면 배영수의 3년만의 대구 등판에서 우리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은 무엇일까. 배영수와 삼성의 대결. 관전 포인트 3가지를 꼽아봤다.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

배영수는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의 덕을 보는 대표적인 투수로 꼽힌다.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 손해 볼 투수는 없지만 배영수의 투구 스타일에는 특히 더 도움이 되고 있다.

일단 바깥쪽으로 승부할 수 있는 여지가 크게 생겼다. 배영수는 올 시즌 슬라이더가 더욱 예리해 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타자의 바깥족 먼 곳의 스트라이크 존을 직구로 공략한 뒤 그 존에서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우타자의 스윙을 이끌어 내는 패턴이 첫 등판서 잘 먹혔다.

비단 슬라이더만 있는 것이 아니다. 좌타자의 바깥쪽은 체인지업으로 공략한다.

배영수의 체인지업은 아주 수준급이라고 하긴 어렵다. 하지만 넓어진 존 덕에 체인지업 또한 좌타자를 상대로는 효과를 보고 있다. 멀리 달아나는 궤적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넓어진 존에 부담을 느낀 타자들의 방망이를 끌어내기엔 충분한 구위를 보여주고 있다.

△몸쪽 승부

바깥쪽에서 재미를 본다면 배영수는 두 번째 선택으로 몸쪽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몸쪽 승부는 배영수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무기다.

그러나 지난 해 까진 몸쪽 승부를 과감하게 들어가지 못했다. 이전 보다 구위가 떨어진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무모한 몸쪽 승부는 장타로 이어지기 십상이었다.

하지만 이젠 사정이 달라졌다. 바깥쪽에 대한 부담을 심어줄 수 있게 됐다. 안정된 제구력으로 바깥쪽을 교묘히 공략한 덕에 몸쪽 승부가 반대 급부를 얻게 됐다. 바깥쪽에 신경이 집중된 타자에게 갑작스런 몸쪽 승부는 140km 초반의 스피드로도 150km에 육박하는 두려움을 안겨줄 수 있다.

배영수가 어느 타이밍에 장기인 몸쪽 승부 카드를 꺼내들 것인지, 또 그 승부가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지켜봐야 한다.

△내부 경쟁

배영수는 삼성전 등판을 앞두고 "긴장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적 예상과는 대상이 달랐다. 삼성전이어서 긴장되는 것이 아니라 내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흐트러질 수 없다는 뜻이었다.

배영수는 "올 시즌 우리 투수들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 (송)은범이도 잘 던지고 (이)태양이도 좋다. (안)영명이나 (윤)규진이도 마찬가지다. 언제든 선발 자리에서 밀려날 수 있다. 때문에 언제나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삼성전이어서가 아니라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해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한화 마운드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선발진의 안정감이 도드라진다. 330만 달러를 들인 외국인 원.투 펀치가 밀릴 정도다. 배영수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욱 독한 마음을 먹고 있다고 했다. 이런 순환 구조가 그의 투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살아남기 위해선 친정팀을 상대로 흠결 없는 투구를 해야 하는 베테랑 투수. 배영수의 등판엔 이처럼 여러 의미가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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