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크리스 와이드먼(32, 미국)은 억울하다. 지난 9일(이하 한국 시간) UFC 210에서 게가드 무사시에게 TKO패 했는데 그 과정이 영 석연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날의 사건을 재구성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무사시의 니킥

2라운드, 무사시가 와이드먼의 목을 끌어당기며 니킥을 두 번 찼다. 양팔이 바닥에 닿아 있는 상대의 머리에 킥이나 니킥을 차면 반칙이다. 주심 댄 머글리오타는 무사시가 반칙을 저질렀다고 판단하고 경기를 멈췄다. 그리고 충격을 받은 와이드먼에게 쉴 시간을 줬다.

② 존 맥카시의 비디오 판독

갑자기 옥타곤 밖에서 비디오 판독(Instant Replay)이 진행됐다. 리플레이를 살펴본 대기심 존 맥카시가 댄 머글리오타에게 무사시의 니킥은 반칙이 아니라고 말했다. 댄 머글리오타는 이를 받아들여 판정을 번복했다. 휴식을 취하던 와이드먼은 일어나서 경기 재개 의사를 밝혔다.

③ 뉴욕 주 링 닥터의 경기 중단

그런데 와이드먼의 상태를 살펴보던 뉴욕 주 체육위원회 링 닥터들이 경기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와이드먼에게 심각한 대미지가 들어갔다고 봤다. 와이드먼은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는 듯 황당해했다.

▲ 억울하게 떠안은 TKO패. 크리스 와이드먼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④ 결과

정상적인 니킥 공격에 충격을 입고 경기 불능 상태가 됐으니 와이드먼의 TKO패였다. TKO승을 차지한 무사시도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국기를 흔들며 기뻐하던 세컨드에게 그러지 말라고 짜증 냈다. 모두가 납득할 수 없는 마무리였다.

와이드먼은 왜 난데없이 비디오 판독이 실시됐는지 의아해한다. 비디오 판독 제도는 최근 네바다 주에서만 도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물론, 네바다 주 체육위원회 행정가 출신인 UFC 임원 마크 래프너조차 뉴욕 주에 비디오 판독 제도가 있었는지 몰랐다.

비디오 판독 제도가 도입되지 않았다면 비디오 판독은 당연히 적법한 절차가 아니다. 비디오 판독이 없었다면 무사시의 니킥에 대한 댄 머글리오타의 판정이 번복되지 않았다. 무사시의 니킥이 반칙이었다면 링 닥터들이 경기를 중단했어도 와이드먼의 TKO패로 결론 지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12일 뉴욕 주 체육위원회는 "비디오 판독은 올바른 판정을 내리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선수는 물론이고, UFC 주요 임원들도 몰랐던 제도가 적법성을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선수와 코치들에게 미리 확실히 공지됐어야 했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마치 2001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뉴욕 주 체육위원회는 종합격투기 빅 이벤트 관리 경험을 더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말끔하지 못한 뉴욕 주 체육위원회의 일 처리에 와이드먼이 희생양이 된 분위기다. 3연패를 떠안은 와이드먼은 이 결과를 다시 검토해 달라고 소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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