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로피 성애자' 보싱와, 그가 역대 가장 멋없는 우승 세리머니를 만들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떠나는 그대여, 울지 말아요 슬퍼 말아요." 첼시에서만 712경기에 출전한 '푸른 피의 사나이' 존 테리가 18일(이하 한국 시간) 이번 시즌 뒤 첼시와 작별한다고 알렸다. 떠나는 전설을 추억하며 찬란했지만 아팠던 그의 과거를 돌아본다. 테리는 첼시의 주장으로 성공을 이끌었지만 유난히 유럽 클럽 대항전 결승 무대에선 불운했다.


2007-08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던 첼시는 2011-12 시즌 다시 결승에 올랐다. 승부차기에서 미끄러져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테리도 심기일전해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고 있었다. 

4강에서 만난 상대는 FC바르셀로나였다. 당시 첼시의 감독은 '소년 명수' 로베르토 디 마테오였다. 그는 4강 1,2차전 모두에 테리를 선발 중앙 수비수로 기용했다. 1차전은 전반 추가 시간 터진 디디에 드록바의 선제골을 지켜 첼시가 1-0으로 승리했다. 2차전이 문제였다. 테리는 전반 37분 만에 빨간 카드를 받았다. 첼시는 이미 전반 35분 세르히오 부스케츠에게 실점한 뒤였다. 전반 43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에게 추가 실점하면서 패배 위기를 맞았다.

그리고 하미레스가 나타났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환상적인 칩샷으로 원정 골을 기록했다. 첼시는 후반전 버티기에 나섰다. '신' 디디에 드록바는 수비도 잘했다. 그리고 후반 추가 시간엔 부진에 빠져있던 페르난도 토레스까지 득점해 결승 진출을 자축했다. 첼시는 웃었지만 테리는 맘껏 웃지 못했다.


테리가 징계로 빠진 뒤 첼시는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치열하지만 조금 지루했던 결승이었다. 토마스 뮐러가 후반 38분 선제골을 넣어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이 가까운 듯했다. 그러나 또 신이 나타났다. 드록바가 후반 43분 동점 골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승부차기에서도 드록바가 마지막 키커로 나서 성공했다.

빅이어가 너무 반가웠던 주제 보싱와가 '미쳐 날뛰면서' 시상식에서 온갖 관심을 독차지했다. 주장 테리가 경기를 뛰고 빅이어를 먼저 잡았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참사였을지도 모른다.

2007-08 시즌 결승 페널티킥 실축에 이어, 2011-12 시즌에는 징계로 결승전에 결장했다. 테리는 불운했던 두 번의 유럽 클럽대항전 결승 무대를 보냈다. 그러나 불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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