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박보영은 늘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사진|한희재 기자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배우 박보영(27)은 자신의 연기적, 신체적 한계를 분명히 직시하고 있었다. 작은 키, 앙증맞은 외모, 이 때문에 그를 따라다니는 ‘귀엽다’는 수식어. 남모를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박보영이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극본 백미경, 연출 이형민)에서 보여줬던 모습도 이전과 다른 괴력을 지닌 여자였지만, ‘뽀블리’라는 수식어는 어쩔 수 없이 따라붙었다. 

스트레스를 쌓는 대신, 박보영은 자신의 신체적 한계를 받아들였다. 그는 최근 스포티비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옛날에는 고민이 많았다”며 “하지만 갑자기 쌍꺼풀 수술을 하고, 코를 높이고, 서구적으로 생긴 얼굴을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바꿀 수 있는 것도 없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보영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받을수록 안 좋은 건 나였다”며 “그래서 자꾸 귀엽게 보이지 않으려고 다른 캐릭터를 하려 했던 것 같다”고 했다. 박보영이 이러한 이유로 선택한 작품들은 ‘과속스캔들’(2008) ‘늑대소년’(2012) ‘피끓는 청춘’(2014) ‘돌연변이’(2015) 등이다. 

그는 “‘과속스캔들’에서는 미혼모였다. 귀여운 게 아니었고 아들을 지키려고 발악하는 아이였다. ‘늑대소년’도 병약한 이미지의 상처가 많은 아이였고, ‘피끓는 청춘’은 일진이었다. ‘돌연변이’는 사회적으로 불만을 굉장히 많이 갖고 있는 아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연중에 자꾸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다. 내게도 ‘이런 모습 있어요’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나 보다”라면서 “모두 다른 캐릭터였음에도 불구하고 귀엽게만 바라보니, 왜 그럴까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한참을 영화 작품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던 박보영은 “나중에 드라마를 하게 된다면, 오히려 (대중이 바라보는 자신의 이미지에 걸맞은) 사랑스럽고 밝은 걸 하자는 마음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 시작이 바로 tvN ‘오 나의 귀신님’(2015)이었다. 

2008년 이후 영화에서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던 박보영은 ‘오 나의 귀신님’, 그리고 최근 종영한 ‘힘쎈여자 도봉순’까지 대중이 그를 바라보는 ‘뽀블리’의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다. 박보영은 “결국 사람들이 원하는 건 이런 모습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래도 하고 싶은 건 할 것”이라며 웃었다.

▲ '힘쎈여자 도봉순' 박보영. 제공|JTBC

박보영은 늘 변화하면서 늘 자신을 채찍질했다. 그는 “사랑에 익숙해지면 사람이 흔들릴 것 같다”며 “잘한다, 잘한다고 계속 말해주면 정말로 ‘내가 잘한다’고 착각하게 되는 게 무섭다”고 했다. 자신 또한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스스로 “잘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사람들이 칭찬을 하면 그냥 하는 말 같다. ‘그냥 해주는 말이야’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더라”며 “어쩔 수 없이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더라. 상처를 받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자신의 속내를 진솔하게 꺼내 보였다.

▲ 박보영. 사진|한희재 기자

박보영은 그래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계속해서 되짚었다. ‘힘쎈여자 도봉순’에서도 “장면 장면들마다 아쉬운 게 너무 많았다”며 “오돌뼈(김원해 분) 선생님에게 커피를 타주면서 대사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런데 커피를 타는 행동을 대사와 대사 사이에 하게 되더라. 왜 대사를 하면서 행동을 같이 못 할까. 그게 정말 싫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걷는 장면도 긴장해서 걷는다”며 “‘들어와서 빈자리를 본다’라는 지문을 연기하면, 지문에 있기 때문에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 그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연기를 하고 모니터를 하면 내 눈에는 보인다. 감정 연기도 힘들지만 일상적인 생활 연기가 너무 힘들더라”고 덧붙였다.

박보영은 아쉬움을 가득 내비쳤지만, ‘힘쎈여자 도봉순’은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여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는 박보영, 그리고 ‘힘쎈여자 도봉순’ 팀이 생각했던 목표보다 훨씬 뛰어넘는 성적. 하지만 박보영은 끝까지 겸손했다. “시청률 보다는 이런 드라마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려 했다”며 “많이 사랑받아서 좋았고, 좋은 선배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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