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욱 kt 감독은 22일 한화와 경기를 11-9 승리로 장식하면서 통산 150승 금자탑을 쌓았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건일 기자] 김진욱 kt 감독은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한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서 11-9 승리를 올렸는데 고개를 숙였다.

김 감독은 "감독으로서 경기하다가 투수 운용에 실수를 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이 지적한 실수는 이날 대체 선발 투수 정성곤의 교체 타이밍이다. 불펜 투수였던 정성곤은 최근 부진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진 주권을 대신해 이날 선발 등판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기대보다는 기도하는 심정"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런데 정성곤의 투구 내용은 예상과 달랐다. 최고 시속 144km 패스트볼과 낙차 큰 체인지업을 앞세워 정근우를 뺀 정예 멤버가 포진한 한화 타선을 4회까지 1실점으로 막았다. 커브와 슬라이더를 섞어 다양한 패턴으로 범타를 양산했다. 2회까지 아웃카운트 4개를 땅볼로 빼앗았다. 3회엔 최재훈을 삼진, 이용규를 땅볼, 장민석을 삼진으로 간단하게 처리했다.

잘 던지던 정성곤은 5회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겨 두고 위기를 맞았다. 2사 2루에서 송광민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고 흔들렸다. 다음으로 김태균과 로사리오 최진행 순으로 오른손 타자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미 불펜에선 오른손 투수 이상화가 몸을 풀어 놓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움직이지 않았다. 정성곤에게 5회를 맡겼다.

결과는 나빴다. 김태균과 로사리오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아 한 점 차로 쫓겼다. 이 때도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최진행에게 가운데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정성곤은 다음 타자 하주석을 땅볼로 잡고 가까스로 이닝을 끝냈다.

김 감독은 "정성곤의 첫 선발이고 미래에 구단을 이끌어 가야 할 투수로 개인으로서 발전과 사기 진작 차원에서 밀어붙였다. 하지만 결국 이 선택이 팀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정성곤은 2015년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kt가 2라운드 14순위에 지명한 좌완 유망주다. 2015년 선발로 15차례, 지난해 9차례 출전했다. 올 시즌엔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진입을 놓고 경쟁하다가 불펜으로 출발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누누이 "우리 팀은 미래를 봐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투수들의 몸 관리 투구 수에 각별히 신경 쓴다. 시즌이 시작하기 전부터 보직을 확실히 구분한 이유다. 이를 위해 부상 위험이 없는 선발투수 돈 로치와 라이언 피어밴드로 외국인 투수진을 꾸렸다. 베테랑들이 자리를 잡아야 어린 선수들이 클 수 있다는 지론에서다. kt 투수들은 "보직이 있어 내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보완점을 찾기 쉽다"고 입을 모은다.

kt는 이날 저력을 발휘했다. 9-5로 앞선 7회 동점을 허용했으나 곧바로 2점을 뽑아 11-9로 이겼다. 김 감독은 통산 150승을 달성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감동과 감사의 말을 하고 싶다. 실점 이후 반전의 계기를 만들고 끝까지 이겨내 준 선수들, 특히 고참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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