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컵 스완슨(33, 미국)이 '클래스 차이'를 보여 줬다. 기술로 아르템 로보프(30, 아일랜드)의 맷집과 투지를 꺾었다.

스완슨은 23일(한국 시간) 미국 테네시 내슈빌 브리지스톤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08 메인이벤트 페더급 경기에서 로보프에게 5라운드 종료 3-0(49-46,49-46,50-45) 판정승했다. 로보프가 예상보다 견고해 25분이 지나기 전에 경기를 끝내지는 못했다.

스완슨은 페더급 랭킹 4위의 강자. 로보프는 15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선수라 이 경기가 로보프의 팀 동료 코너 맥그리거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컸다.

스완슨은 낙승을 예상했다. 수준 차를 증명하겠다고 큰소리쳤다. 반면 로보프는 "맥그리거의 압박에 익숙하기 때문에 어떤 선수와도 싸울 수 있다"고 말했다.

로보프의 자신감이 완전히 허황된 건 아니었다. 1라운드, 스완슨의 전진 압박에 날카로운 카운터펀치로 대응했다. 스완슨의 안면에 여러 번 펀치를 맞혔다.

하지만 스완슨의 무기가 더 다양했다. 시간이 흐를 수록 실력 차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스완슨은 2라운드 백 포지션을 잡고 로보프의 목에 리어네이키드초크를 채우려고 했다. 3라운드 사각에서 날리는 킥과 예상치 못한 박자에서 나오는 펀치로 로보프를 주춤거리게 했다.

로보프는 맷집으로 버티며 계속 맞받아치려고 했지만, 스완슨의 기술과 경기 운영 능력을 넘어서기엔 두 뼘 이상 부족했다.

스완슨은 하크란 디아스, 가와지리 다츠야, 최두호에 이어 로보프를 꺾고 4연승을 달려 다시 타이틀 도전권에 다가갔다. 통산 전적은 25승 7패가 됐다.

하위 랭커들의 도전을 받아 줬던 스완슨은 "이제 조제 알도와 맥스 할로웨이의 통합 타이틀전 승자와 경기하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로보프는 13승 1무 13패 1무효 전적을 안게 됐다. 승률이 50%가 됐다.

[라이트급] 세상에서 가장 센 공인중개사 등장?

알 아이아퀸타(29, 미국)는 2015년 4월까지 호드리고 담, 로스 피어슨, 조 로존, 호르헤 마스비달을 꺾고 4연승 하고 있었다.

하지만 UFC의 낮은 파이트머니로만 생계를 꾸릴 수 없다면서 잠정 은퇴를 선언하고 옥타곤을 떠났다. 그는 옥타곤 밖에서 공인중개사로 변신했고, 사업 수완을 발휘해 안정적인 수입을 갖게 됐다.

돈 걱정 없이 마음 편하게 2년 만에 돌아온 아이아퀸타는 별명을 '라이언 하트'로 바꾸고 새 출발을 알린 산체스에게 위축되지 않았다. 강력한 오른손 펀치를 두 번 터트리고 산체스를 1라운드 1분 38초 만에 주저앉혔다.

아이아퀸타는 UFC 파이터 생활에 목매지 않는다고 말한다. 5연승을 달리고 13승 1무 3패 전적을 쌓은 뒤에도 "집 구할 사람 있으면 연락해라"는 말을 남기고 옥타곤을 내려갔다.

산체스는 아이아퀸타의 정확하고 빠른 펀치에 제물이 됐다. 세월이 흐르면서 반사 신경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10번째 쓴잔(27승)을 마셨다.

[라이트헤비급] OSP, 홈그라운드에서 연패 탈출

오빈스 생프루(34, 미국)는 존 존스, 지미 마누와, 볼칸 오에즈데미르에게 연이어 졌다. 2008년부터 이어 온 선수 생활에서 연패는 이번이 처음이다. 위기라면 위기였다. 테네시 홈그라운드에서 반드시 분위기를 뒤집어야 했다.

1라운드에서 마르코스 호제리오 데 리마(31, 브라질)는 꽤 단단해 보였다. 가볍게 스텝을 밟으면서 카운터펀치 타이밍을 노리는 생프루에게 말려들지 않았다. 뚝심 있게 전진하며 펀치와 킥을 날렸다.

그러나 2라운드, 생프루가 데 리마의 미들킥을 잡고 테이크다운에 성공해 상위 포지션을 잡으면서 단숨에 승기를 가져왔다.

위력적인 팔꿈치 연타로 깔려 있는 데 리마를 몰아붙였고 UFC에서 잘 나오지 않는 서브미션 기술 본플루초크로 2라운드 2분 11초 만에 경기를 끝냈다. 1년 2개월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본 생프루는 혀를 내밀었다.

생프루는 2014년 3월 니키타 크릴로프에게 본플루초크로 서브미션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생프루는 홈 팬들 앞에서 20번째 승리(10패)를 기록하고 "데이나 화이트, 내게 돈을 더 달라(Show me the money)"를 외쳤다.

데 리마는 연속 계체 실패로 파이트머니의 30%를 벌금으로 냈다. 게다가 연승을 이어 가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전적은 15승 1무 5패가 됐다.

[밴텀급] 존 닷슨, DJ보단 느리지만…

길이와 스피드의 대결에서 스피드가 이겼다. 랭킹 6위 존 닷슨(32, 미국)이 10위 에디 와인랜드(32, 미국)에게 3-0(29-28,30-27,30-27)으로 판정승했다.

와인랜드는 키 170cm의 오소독스, 닷슨은 키 160cm의 사우스포다.

와인랜드는 닷슨의 스피드를 경계하며 거리를 유지했고, 닷슨은 와인랜드의 원거리 펀치 때문에 적극적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두 선수가 섞이지 않으니 관중석에선 야유가 나왔다.

닷슨이 서서히 경기 흐름을 이끌어 나갔다. 2라운드 중반, 닷슨이 왼발 하이킥 정타를 넣었다.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며 펀치로 와인랜드의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유효 타격 횟수에서 닷슨이 44-13으로 크게 앞섰다.

닷슨은 플라이급에서 절대 강자 드미트리우스 존슨에게 두 번 지고 밴텀급으로 돌아왔다. 매니 감부리안에게 TKO승 하고, 존 리네커에게 판정패했다.

와인랜드를 잡은 닷슨은 이제 밴텀급 톱클래스와 다시 경쟁해야 한다. 그의 스피드가 정상권 선수들에게도 통할지 궁금하다.

와인랜드는 프랭키 사엔즈와 미즈가키 다케야에게 연승하고 있었지만 재빠른 닷슨을 잡지 못했다. 전적은 23승 1무 12패가 됐다.

[라이트급] 조 로존, 또 논란의 여지 있는 판정패

조 로존(32, 미국)은 앞선 두 경기를 찜찜하게 마쳤다. 이겼다고 생각한 경기(짐 밀러)에서 졌고, 졌다고 생각한 경기(마르신 헬드)에서 이겼다.

이번에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결과를 받았다. 스티비 레이(27, 스코틀랜드)에게 0-2(27-28,27-29,28-28)로 판정패했다.

1라운드는 레이를 톱 포지션에서 계속 괴롭힌 로존의 차지였다. 3라운드는 경기 종료 1분 전부터 펀치 러시로 로존을 비틀거리게 만든 레이의 라운드였다.

2라운드 판정이 승부를 갈랐다고 볼 수 있었다. 유효 타격에선 레이가 28-12로 앞섰다. 로존은 테이크다운에 성공해 2분 22초 동안 상위 포지션에서 레이를 압박했다.

로존은 2014년부터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승-패-승-패-승-패-승-패를 반복하는 중이다. 전적은 27승 13패가 됐다.

레이는 옥타곤에서 5번째 승리를 따내고 21승 6패가 됐다. 흐름을 내줄 뻔했지만 막판 집중력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웰터급] '밉상' 마이크 페리, 팔꿈치 KO승

건방지지만 강했다. 마이크 페리(25, 미국)가 2라운드 1분 5초 만에 팔꿈치로 제이크 엘렌버거(32, 미국)를 쓰러뜨렸다.

2라운드, 페리의 주 무기인 왼손 훅이 엘렌버거의 안면에 들어갔다. 충격에 빠진 엘렌버거는 페리에게 붙어 위기를 넘기려고 했지만, 페리는 뒤로 빠지며 오른쪽 팔꿈치를 엘렌버거의 턱에 넣었다. 엘렌버거는 고목이 쓰러지듯 뒤로 넘어갔다. 바로 경기가 끝났다.

페리는 지난해 12월 앨런 조우반에게 판정패했지만, 그전 9경기에선 모두 (T)KO로 이겼다. 4개월 만에 옥타곤에 올라 랭킹 13위를 잡았다. 10번째 승리(1패)를 KO로 장식했고, UFC에서 3승을 거뒀다.

엘렌버거는 최근 10경기에서 7번째 패배를 맛봤다. 하락세가 분명하다. 지난해 7월 맷 브라운을 TKO로 잡아 부활하나 싶었지만, 호르헤 마스비달에 이어 15위 안에 들지 못하는 마이크 페리에게도 잡혔다. 전적은 31승 13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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