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라모스 이 자식을…" 지네딘 지단 감독.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지네딘 지단 감독 당신은 대체…" 세계 최고의 선수였던 지단은 감독으로서도 세계 최고로 성장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24일(한국 시간) 스페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6-17 시즌 프리메라리가 33라운드 FC바르셀로나와 맞대결에서 2-3으로 패했다.

레알이 전방 압박으로 바르사를 강하게 압박했다.  최근 '엘 클라시코'는 바르사가 밀어붙이고 레알이 역습을 펼치는 양상이 많았다. 그러나 지단 감독은 수비적으로 경기를 치르는 대신 정면 대결에 나섰다. 전방 압박으로 찬스를 많이 만들 수도 있었지만, 동시에 수비적으론 공간을 많이 노출한다는 약점도 있었다. '양날의 검'이었다.

레알이 먼저 웃었다. 전반 28분 코너킥에서 이어진 상황에서, 마르셀루의 크로스를 세르히오 라모스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때렸다. 카세미루가 쇄도하며 다시 골문으로 밀어 넣었다.

5분 만에 바르사가 반격했다. 루이스 수아레스가 이반 라키티치의 패스를 흘리면서 메시가 페널티박스까지 순식간에 빠져들었다. 드리블 돌파로 레알 수비수를 제친 뒤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전에는 더 뜨거운 열전을 벌였다. 두 골키퍼의 선방 행진이 아니었다면 난타전으로 흐를 경기였다.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과 케일러 나바스 모두 수차례 몸을 던져 공을 걷어냈다. 1대1로 맞선 상황에서도 골키퍼를 넘지 못했다.

후반 28분 드디어 균형이 깨졌다. 라키티치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토니 크로스를 슛 페이크로 제친 뒤 구석을 찌르는 왼발 중거리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실점한 레알은 후반 31분엔 라모스가 메시에게 거친 태클을 해 레드카드를 받았다. 1골과 1명의 차이, 무난하게 원정 팀 바르사의 승리가 다가오는 듯했다.

판을 흔든 것은 후반 36분 지단 감독의 교체 카드였다. 지단 감독은 카림 벤제마를 빼고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투입했다. 하메스는 이번 시즌 제한된 기회에 끊임없이 이적설이 제기됐던 선수다. 그러나 하메스를 지키는 데 성공했고 빡빡한 일정 속에 출전 기회를 주면서 컨디션 조절은 마친 상태였다. 결국 하메스가 '한 방'을 했다. 투입된 지 4분 만에 왼쪽에서 올라온 마르셀루의 크로스를 왼발로 마무리했다.

레알은 10명이 뛰면서도 내친 김에 역전을 노렸다. 공격적으로 나선 것이 화근이 됐다. 후반 추가 시간 역습 때 메시가 다시 한번 나타나 왼발로 골문 구석을 찔렀다. 만회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패배했지만 지단 감독의 용인술은 뛰어났다. 하메스 투입은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카드였다. 라모스 퇴장으로 수비에 구멍이 난 가운데 공격적 카드를 꺼냈다. 지나친 선택처럼 보였지만 경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마지막 순간에 조금만 더 신중했다면 레알은 승점 1점을 벌어갈 수도 있었다.

예상 외의 교체도 적절했다. 지단 감독은 전반 39분 다시 다친 가레스 베일 대신 마르코 아센시오를 투입했다. 아센시오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 20분 아센시오의 크로스를 호날두가 날려버린 장면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장면이었다.

시즌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감독' 지단이 선수를 다루는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하메스를 비롯해 이스코, 알바로 모라타 등 뛰어난 기량에도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 때문에 고민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적절한 로테이션으로 출전 기회 문제를 해결했다. 동시에 주전 경쟁을 유도했다. 어떤 선수가 들어와도 경기장에서 보여줘야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촘촘한 4월 일정 가운데 과감히 주전 대다수를 제외하면서 체력 안배도 했다. 험난한 일정을 넘어 모든 것을 가질 뻔했지만, 마지막 라이벌전에서 '잘 싸웠지만 패'하면서 옥에 티를 남겼을 뿐이다.

2위로 내려앉았지만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렀다. 이제 보여줘야 할 것은 위기 관리 능력이다. 앞으로 차근차근 승리를 쌓으면 역전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 엄청난 명승부 끝에 패한 충격을 지단 감독이 어떻게 넘을지, 오히려 그것이 흥미진진한 요소다.

[영상] [라리가] '메시 극장골' Goal's - 레알 마드리드 vs 바르셀로나 골모음 ⓒ스포티비뉴스 장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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