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모두가 득점에 열광한다. 골망이 흔들리면 팬들은 환호하고 감독은 미소 짓는다. 그러나 득점이 모두를 기쁘게 하지 않는다. 골키퍼는 예외다. 자신의 뒤를 지나간 공을 보고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반대로 골키퍼가 환호하는 날은 모두가 기쁜 날이다. 무실점으로 최소 무승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증거다. 무실점이 많은 팀은 당연히 우승에도 가까워진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그랬고 그 중심엔 수문장 에드윈 반 데 사르(46)가 있었다.

반 데 사르의 커리어는 유독 우여곡절이 많았다. 1990년 아약스에서 데뷔한 반 데 사르는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우승 4회, KNVB컵 우승 3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하는 등 성공가도를 달리며 1999년 유벤투스로 합류했다.

그러나 유벤투스에서 반 데 사르는 자리 잡지 못했다. 주전급으로 경기에 나서긴 했지만 2001년 잔루이지 부폰이 영입되면서 자리를 잃었다. 심리적인 문제까지 발생했다. 그랬던 반 데 사르는 2001년 아무도 예상치 못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중위권 팀 풀럼으로 전격 이적했다.

▲ 맨유 시절의 반 데 사르.

반 데 사르는 풀럼에서 재기에 성공했다. 4년간 모든 대회에서 127경기를 뛰었다. 그의 활약을 묵묵히 지켜보던 알렉스 퍼거슨 당시 맨유 감독은 2005-2006 시즌을 앞두고 반 데 사르를 전격 영입했다. 당시 반 데 사르의 나이는 만 34세였다.

우려와 달리 이적 첫 시즌부터 반 데 사르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맨유에서 6시즌 뛰면서 4번의 리그 우승 트로피, 2번의 리그컵,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맨유의 전성기와 함께했다.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도 당시 반 데 사르와 한솥밥을 먹으며 활약했다.

반 데 사르에게 기억에 가장 남는 시즌은 2008-2009 시즌이다. 반 데 사르는 EPL 13라운드부터 26라운드까지 무려 14경기 동안 무실점 경기를 이었다. 반 데 사르가 맨유 골문을 지키고 무실점을 기록한 시간은 무려 '1,311'분이며 아직도 EPL 최다 경기 무실점 기록으로 남아있다.

반 데 사르의 기록은 아쉽게 15번째 경기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피터 로벤크란츠에 의해 깨졌다.

▲ 맨유 시절 에브라(왼쪽), 박지성(가운데), 반 데 사르.

:::최다 연속 클린 시트 기록:::

1위 반 데 사르(맨유)-14회(2008년 11월 22일 ~ 2009년 2월 18일)

2위 페트르 체흐(첼시)-10회(2004년 11월 18일 ~ 2005년 3월 15일)

3위 페페 레이나 리버풀-8회(2005년 10월 29일 ~ 2005년 11월 28일)

3위 페트르 체흐(첼시)-8회(2007년 1월 31일 ~ 2007년 4월 7일)

5위 네빌 사우설(에버튼)-7회(1994년 11월 1일 ~ 1994년 12월 17일)

5위 피터 슈마이켈(맨유)-7회(1997년 5월 8일 ~ 1998년 8월 30일)

5위 폴 존스(사우스햄튼)-7회(2001년 1월 13일 ~ 2001년 3월 17일)

8위 알렉스 마닝거(아스널)-6회(1998년 1월 31일 ~ 1998년 3월 14일)

8위 페트르 체흐(첼시)-6회(2005년 4월 30일 ~ 2005년 9월 17일)

8위 다비드 데 헤야(맨유)-6회(2013년 2월 2일 ~ 2013년 3월 30일)

8위 조 하트(맨시티)-6회(2015년 5월 24일 ~ 2015년 9월 19일)

8위 티보 쿠르트와(첼시)-6회(2016년 10월 1일 ~ 2016년 11월 26일)

:::반 데 사르 IN 맨유(2005~2011년):::

EPL 우승 4회(2007년, 2008년, 2009년, 2011년)

리그컵 우승 2회(2006년, 2010년)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2007-2008 시즌)

피파 클럽 월드컵 우승 1회(2009년)

커뮤니티 실드 우승 4회(2007년, 2008년, 2009년, 2011년) 

[영상] [EPL] '14경기 연속 무실점' 맨유의 수문장 반 데 사르 ⓒ스포티비뉴스 정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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