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현준 기자] 이때쯤이면 충분히 잔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생각과 달랐다. 남은 4경기 결과에 따라 강등되는 팀이 바뀔 가능성이 존재하기에 중위권과 하위권 팀들 모두 안심할 수가 없다.

10승 9무 15패, 승점 39점으로 11위에 올라있는 스토크 시티는 순위만 놓고 보면 강등에서 벗어난 것 같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20위 선덜랜드(승점 21점), 19위 미들즈브러(승점 27점)에 추격당할 여지는 없어도 18위 스완지 시티(승점 31점)는 얘기가 다르다.

22일(이하 한국 시간) 홈에서 스토크를 꺾은 스완지는 6경기 무승의 부진을 끊어 기세를 올렸다. 경기력도 살아났고, 길피 시구르드손과 페르난도 요렌테의 화력이 함께 폭발했다. 이 기세를 몰아 스완지가 남은 4경기에서 모두 승리 시, 승점 43점으로 강등권에서 충분히 벗어날 수 있다. 분명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물론 스토크는 4경기에서 승점 5점만 확보하면 자력으로 잔류를 확정짓는다. 하지만 낙관적으로 전망하기엔 경기력이 심상치 않다. 최근 6경기에서 겨우 1승을 거뒀고,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마땅한 득점원도 없고, 피터 크라우치를 활용하는 공격 패턴은 이미 상대에게 읽힌 지 오래다.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는 기복이 너무 심하고, 수문장 잭 버틀란드는 썩 믿음직스럽지가 않다.

상황은 웨스트햄도 마찬가지다. 우선 부상자만 6명이다. 그 안엔 팀의 주력인 안젤로 오그본나, 페드로 오비앙, 미카일 안토니오, 앤디 캐롤이 포함돼있다. 팀을 이끌어줄 선수가 없으니 성적이 좋아질 리가 없다. 지난 시즌 리그 7위에 올랐던 웨스트햄의 현재 순위는 10승 8무 16패(승점 38점)로 리그 14위. 부진한 성적으로 슬라벤 빌리치 감독의 경질설이 제기됐는데, 웨스트햄이 빌리치 감독을 신뢰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경질 여론이 가까스로 무마됐다.

웨스트햄은 어수선한 시기를 거쳐 조금씩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최근 6경기 성적은 1승 2무 3패지만, 3경기로 한정하면 1승 2무로 결과물이 나쁘지 않다. 물론 캐롤, 안토니오의 이탈로 골을 넣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건 치명적인 약점이다. 그나마 마누엘 만지니와 윈스턴 리드가 팀의 구심점으로 활약해주고 있다는 점은 큰 위안거리다.

이번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에서는 나란히 부진에 빠진 스토크와 웨스트햄이 맞붙는다. 두 팀의 키플레이어로는 세르단 샤키리와 만지니를 뽑을 수 있다. 둘은 각 팀에서 변수를 창출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샤키리는 측면에서 저돌적인 돌파를 활용한 크로스로 공격진에 볼을 공급하고, 때론 공격의 중심이 된다. 비록 공격 포인트는 적지만(6개), 경기를 풀어줄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반면 만지니는 플레이메이커로서 공격을 조율하고, 날카로운 패스와 프리킥을 겸비해 승리의 토대를 만들 수 있다. 다만 둘 모두 최전방에서 골을 넣어줄 선수가 팀에 없다는 점이 아쉽다. 두 팀 중 어느 팀이 핵심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느냐가 이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다. 이들의 맞대결은 29일 오후 11시(한국 시간) 영국 스토크 온 트렌트의 BET365 스타디움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같은 시간, 13위 본머스는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리그 최하위 선덜랜드를 상대로 승리를 노린다. 선덜랜드가 올해 2월을 끝으로 승리가 없고,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의 여기자 모욕 논란 등 분위기가 상당히 나쁜 만큼 본머스의 승리가 점쳐진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자칫 선덜랜드에 덜미가 잡힌다면 타 경기장 소식은 물론, 다음날 스완지의 경기 결과에 따라 강등권과 격차가 4점까지 좁혀질 수 있다.

사실 가장 다급한 팀은 사우스햄튼 원정길에 오르는 17위 헐시티(승점 33점)다. 헐시티는 스완지와 승점 차가 겨우 2점에 불과하다. 마르코 실바 감독 체제 출범 후 경기력이 좋아진 건 사실이나, 여전히 EPL 잔류를 확신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안드레아 라노키아를 중심으로 한 헐시티의 수비가 사우스햄튼의 공격진을 얼마나 틀어막을 수 있느냐가 이 경기의 관건이다.

레스터 시티의 동화는 19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젠 현실로 돌아올 시간이다. 리그 15위(승점 37점), 최근 3경기 1무 2패가 바로 레스터의 현 주소다. 이번 상대인 웨스트 브로미치(WBA)가 버거운 팀이긴 하지만, 3연패에 빠져있기에 승산은 있다. 레스터는 이번에도 팀의 승리 공식인 바디-마레즈 조합에 기대를 건다.

'빅샘' 샘 알러다이스 감독 체제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는 크리스탈 팰리스는 번리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마마두 사코가 부상으로 빠진 타격은 확실히 크지만, 이번 시즌 14골과 더불어 최근 3경기에서 3골을 몰아치고 있는 크리스티안 벤테케의 발을 믿고 승리에 나선다. 이 경기는 영국 시간으로 토요일 오후 5시 30분, 한국에서는 30일 오전 1시 30분에 킥오프한다.

[영상] EPL 35라운드 프리뷰(토) ⓒ스포티비뉴스 김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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