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ATP 바르셀로나 오픈 8강전에서 정현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한 라파엘 나달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1, 삼성증권 후원, 세계 랭킹 94위)이 '왼손 천재' 라파엘 나달(31, 스페인, 세계 랭킹 5위)을 상대로 분전했지만 아깝게 무릎을 꿇었다.

정현은 29일(한국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남자 프로 테니스(ATP) 투어 500시리즈 바르셀로나 오픈 단식 8강전에서 나달에게 세트스코어 0-2(6<1>-7 2-6)로 졌다.

정현은 이번 대회 2회전에서 필리프 콜슈라이버(독일, 세계 랭킹 31위)를 꺾고 이변을 예고했다. 그는 16강전에서 세계 랭킹 21위의 강자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를 2-0(6-1 6-4)으로 물리치는 파란을 일으켰다.

즈베레프를 꺾은 정현은 지금까지 만났던 선수 가운데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를 꺾는 성과를 얻었다. 준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이는 나달이었다. 나달은 로저 페더러(36, 스위스, 세계 랭킹 4위)와 노박 조코비치(30, 세르비아, 세계 랭킹 2위) 앤디 머레이(30, 영국, 세계 랭킹 1위)와 '빅4'로 불리는 강자다.

그는 4개 그랜드슬램 대회(호주 오픈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오픈)에서 14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클레이코트의 황제'로도 불리는 나달은 프랑스 오픈에서만 역대 최다인 9번 우승했다. 2010년 US오픈에서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성공했다.

'살아 있는 테니스의 전설'을 만난 정현은 기죽지 않았다. 그는 1세트에서 나달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타이브레이크까지 갔다. 그러나 위기 극복 능력에서 나달에 뒤진 정현은 타이브레이크를 1-6으로 내줬다. 이어진 2세트에서는 2-6으로 졌다.

▲ 2017년 ATP 바르셀로나 오픈 8강전에서 라파엘 나달과 경기를 펼치고 있는 정현 ⓒ GettyImages

경기를 마친 나달은 ATP 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 "그(정현)는 대회에서 매우 수준 높은 경기를 하고 있었다. 이번 경기도 잘했다"고 칭찬했다. 이어 나달은 "정현은 훌륭한 백핸드를 가지고 있고 매우 빠르다. 정말 좋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달의 칭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제 21살인 정현의 앞날에 대해 나달은 "그는 좋은 선수가 될 모든 것을 갖췄다"고 격려했다.

나달은 바르셀로나 오픈에서만 9번 우승했다. 10번째 우승을 노리는 그는 "나는 내일을 위해 준비할 것이고 노력할 것이다"며 이번 대회 선전을 다짐했다.

준결승에 진출한 나달은 8강전에서 카렌 카차노프(20, 러시아, 세계 랭킹 56위)를 2-0(6-4 6-1)으로 물리친 호라시오 젤바로스(32, 아르헨티나, 세계 랭킹 84위)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세계 랭킹 1위 앤디 머레이(30, 영국)는 8강전에서 알버트 라모스 비놀라스(29, 스페인, 세계 랭킹 19위)를 2-1(2-6 6-4 7-6<4>)로 힘겹게 꺾고 4강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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