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 팀 ⓒ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새로운 역사를 썼다. 아이스하키 불모지에서 1부 리그 진출의 기적을 만들었다.

한국은 29일(한국 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팰리스 오브 스포츠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7년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남자선수권대회 디비전 Ⅰ 그룹 A(2부 리그) 최종 5차전에서 슛아웃(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크라이나를 2-1(0-0 1-1 0-0 0-0 <슛아웃> 1-0)로 꺾었다.

한국은 슛아웃에서 골리 맷 달튼의 눈부신 방어 속에 마이클 스위프트와 신상훈의 골에 힘입어 극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16개국이 속한 월드 챔피언십(1부 리그) 진입을 확정했다.

4차전에서 오스트리아에만 0-5로 졌을 뿐 폴란드를 4-2, 카자흐스탄을 5-2, 헝가리를 3-1로 물리친 한국은 3승 1연장승 1패, 승점 11점의 역대 최고 성적으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오스트리아(4승 1패·승점 12점)가 대회 정상에 올랐고 한국은 카자흐스탄(3승 1연장승 1패·승점 11점)과 승점이 같지만 승자승 규정에 따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오스트리아와 함께 이번 대회에 걸린 2장의 월드 챔피언십(1부 리그) 승격 티켓 가운데 한 장을 손에 넣었다.

한국은 내년 5월 덴마크에서 열리는 2018년 IIHF 월드 챔피언십에서 캐나다, 러시아, 핀란드, 미국, 체코, 스웨덴, 슬로바키아, 스위스, 독일, 벨라루스 등과 같은 세계적인 강팀과 꿈에 그리던 대결을 펼치게 됐다.

23위에 불과한 세계 랭킹이나 선수 면면과 저변을 볼 때 기적과 같은 성과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국은 남자 등록 선수가 233명뿐이고 실업 팀이 고작 3개다. 척박한 저변과 비 인기의 종목 설움을 이겨 내고 거둔 빛나는 성과다.

한국은 1피리어드 유효 슈팅에서 11-6으로 앞서고도 우크라이나의 수문장 에두아르드 자하르첸코를 넘어서지 못했다. 2차례 파워 플레이 기회도 살리지 못했다.

기다리던 골은 2피리어드 4분 59초에 나왔다. 박우상의 전진 패스를 받아 빠른 역습에 나선 한국은 순간적으로 맞은 2대 1 기회에서 신상우가 반대편으로 내준 패스를 안진휘가 받아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한국은 그동안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 오던 골리 맷 달튼의 실수로 동점 골을 내줬다. 달튼은 골대 뒤에서 패스할 곳을 찾아 머뭇거리다 세르지 바비네츠에게 퍽을 빼앗겼고 실점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3피리어드 11분 50초에 마이클 스위프트가 반칙으로 2분간 퇴장당해 결정적인 위기를 맞았다. 한국은 한 명이 부족한 상황을 잘 견뎌 냈고,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파상 공세에 나선 한국은 여러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으나 우크라이나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경기 막판 마이너 페널티를 하나씩 주고받은 두 팀은 정규 3피리어드에서 승패를 가리지 못했고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한국은 연장전에서 특유의 스피드를 앞세워 우크라이나를 거세게 몰아붙였으나 자하르첸코의 철벽 방어에 번번히 가로막혔다.

결국 경기는 슛아웃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첫 번째 슈터 스위프트가 침착하게 샷을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골리 맷 달튼이 우크라이나의 첫 번째, 두 번째 슈터의 슈팅을 모두 막아 낸 가운데 한국은 3번째 슈터 신상훈이 골을 넣어 감격적인 승리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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