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는 올 시즌 2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8로 신인왕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건일 기자] "어…빨랐어요.“

넥센 신인 외야수 이정후는 29일 경기를 마치고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고 있는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와 대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정후는 이날 한화와 경기에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오간도와 세 차례 붙어 안타 2개를 뽑았다. 1회 첫 타석에선 풀 카운트 승부 끝에 시속 151km 강속구를 밀어쳐 좌익수 앞에 떨궜고 4회 세 번째 타석에선 6구 시속 147km 패스트볼을 당겨쳐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이정후는 "빠른 볼만 노렸다. 내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만 쳤다. 최근 타격 페이스가 안 좋았다. 좋을 땐 내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을 치는데, 지금처럼 안 좋을 때는 스트라이크존 밖에 배트가 나가서 경기 전 코치님과 빠른 공에 대응하는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오간도는 최고 시속 155km까지 나오는 강속구를 앞세워 메이저리그에서 7시즌 동안 활약했다. 283경기에 출전해 통산 성적이 33승 18패 평균자책점 3.47을 남겼다. 2011년엔 텍사스에서 풀 타임 선발투수로 뛰면서 아메리칸리그 올스타로 선정됐던 '빅 네임'이다. 한화를 제외한 리그 내 다른 팀들에게 경계 대상 1순위다.

그런데 이제 갓 프로에 들어온 이정후는 아무런 생각 없이 오간도와 덤덤하게 맞섰다. "솔직히 난 다른 야구에 큰 관심이 없다"며 "난 신인이다. 나에게 오간도가 처음인 것과 같이 오간도 역시 내가 처음이지 않나. 특별히 부담은 느끼지 않았다"고 태연하게 말했다.

지난 3경기에서 안타 없이 6타수 무안타로 주춤했던 이정후는 29일 경기에서 5타수 3안타로 타격감을 회복했다. 올 시즌 5번째 3안타 경기다.

이정후는 이종범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의 아들로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455(33타수 15안타) 4타점 9득점으로 두각을 보여 1군 엔트리에 진입했다.정규 시즌에선 2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8 2홈런 9타점으로 신인왕 후보 1순위로 꼽힌다.

신인답지 않게 침착하고 정교한 스윙에 KBO 리그 여러 감독들이 "범상치 않은 신인"이라고 혀를 내두르는 가운데 김성근 한화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내가 야구를 하면서 본 고졸 신인 가운데 최고다. 아버지(이종범)보다 낫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했는데 스윙이 빠르고 간결하다. 시범경기에선 한계가 보였는데 한 달 사이에 엄청 발전했다”고 칭찬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내야와 외야를 오갔던 이정후는 개막하고 중견수로 나서다가 지난 20일 SK와 경기부터 코너 외야로 나서고 있다. 좌익수로 5경기, 우익수로 2경기 출전했다.

이정후는 "솔직히 중견수보다는 코너 외야가 마음이 편하다. 중견수에서는 왼쪽(우익수)과 오른쪽(좌익수)을 신경써야 하는데 다들 선배님들이라서 조금 부담이 된다. 하지만 코너에선 내 할 일만 하면 된다"고 다짐했다.

이정후는 "1군에서 경기를 치르다보니 변화구에도 점점 적응이 된다"며 "솔직히 지금 당장 주전을 꿰차겠다는 욕심보다는 내가 가진 역량을 발휘해 1군에서 살아남겠다는 목표가 우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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