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됐어!!" 아르센 벵거 감독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이번 시즌 아스널의 4위 추격엔 과학이 아니라 집념이란 단어가 어울린다.

아스널은 14일(이하 한국 시간) 영국의 BET365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스토크 시티전에서 올리비에 지루의 멀티 골에 힘입어 4-1로 이겼다.

긴 부진을 벗어난 아스널은 4위 추격의 희망을 보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승점 72점)까지 포함해 리버풀(승점 70점), 아스널(승점 69점) 세 팀 가운데 미끄러지는 한 팀은 유로파리그로 간다.



● 겨울 고비 못 넘었지만, 또 보이는 4위

아스널은 아르센 벵거 감독이 팀을 맡은 이후 4위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다. 늘 정상권에서 우승 경쟁을 펼쳤다. 성적이 크게 부진하지도 않았지만 2003-04 시즌 이후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2016-17 시즌에 대한 기대는 컸다. 월드클래스 선수로 꼽히는 알렉시스 산체스, 메수트 외질이 있었고 시코드란 무스타피와 그라니트 자카를 영입해 취약 포지션도 보강했다.

그러나 1월 고비를 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도 1월 박싱데이 이후 부진에 빠지면서 순위가 하락했지만, 이번 시즌 부진의 늪은 더 깊었다. 아스널은 23라운드 왓포드전부터 1승 4패의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1,2차전에서 모두 굴욕적인 1-5 패배를 맛봤다. '아스널 4위'라는 법칙이 깨질 것이라 보는 이가 많았다.

아스널은 21승 6무 9패 승점 69점을 기록했다. 이제 남은 경기는 2경기씩이다. 아스널은 4위 리버풀을 승점 1점 차로, 3위 맨시티를 승점 3점 차로 추격했다. 두 팀 모두 사정권에 있다. 

● 초강수 '스리백 전환'

벵거 감독은 끝없는 부진에 초강수를 놨다. 아름다운 축구를 하고 싶다던 자신의 '철학'을 버리고 스리백을 택했다. 지난달 18일 미들즈브러와 33라운드가 시작이었다. 스리백으로 전환해 수비를 강화하고 역습을 노리는 단순한 형태로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수비가 일단 안정을 찾으면서 FA컵 결승에 올랐고,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2-0으로 꺾는 등 승리를 쌓기 시작했다.

처음엔 전술적 비판도 있었다. 급작스런 전술 변화에 선수들을 욱여넣는 인상이 강했다. 수비력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것이 사실이지만, 공격은 산체스와 외질 등 개인 능력에 의존했다.

스리백 전술을 계속 펼치면서 이제 공격적으로도 확연히 살아났다. 기존 풀백은 물론이고, 알렉스-옥슬레이드 챔벌레인 등 미드필더들이 측면 공격에서 활약하면서 공격력도 올라오기 시작했다. 스토크 시티전에선 4골이나 터뜨렸다. 전개 과정도 좋았다. 남은 두 경기에서도 충분히 승리를 노릴 수 있다.

▲ 멀티 골 활약을 펼친 지루(오른쪽)와 램지

● 과학이 아닌 집념

과학이란 단어에선 '자연적 원리'가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위에서 잘 나가다가 떨어질 때는 '또 그런다'는 생각에 조롱 섞인 '과학'이란 단어가 어울렸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다르다.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감독과 선수들은 긴 부진의 탈출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전술 변화를 시도한 감독도, 평소와 달리 수비부터 해야했던 아스널 선수들도 새로운 도전을 해야 했다. '과학'이란 말에선 아스널 선수들과 감독의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이번 시즌 아스널의 4위는 '과학'이 아니라 '집념'의 결과다. 아스널의 최근 집중력은 뛰어나기 때문이다. 4위 리버풀이 특히 불안하다. 사디오 마네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뒤 눈에 띄게 공격력이 약해졌다. 최근 5경기에서 5골에 그치고 있다. 34라운드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에 1-2로 일격을 맞다.

혹자는 아스널의 리그 4위-챔피언스리그 16강을 과학이라고 놀리지만, 꾸준한 성적은 아스널엔 오히려 훈장이기도 하다. 이번 시즌 4위는 그 어느 때보다 값진 결과가 될 것이다. 다음 시즌을 위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