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동주가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 출연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지앤지프로덕션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배우 황동주(43)는 연기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의도치 않게 갖게 된 공백기는 그를 완전히 바꿔놨다. 힘들고 괴로웠던 시간이었지만, 그는 공백기를 통해 한층 더 성장했다.

황동주는 지난 7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극본 조정선, 연출 이대영 김성욱)에서 한성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는 4남매를 출가시키고 자신의 인생을 즐기려던 노부부에게 자식들이 갑자기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황동주는 최근 스포티비스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다른 드라마 끝났을 때보다 여운이 많이 남는다. 마지막 녹화하고 인사를 하는데 다들 눈물을 흘렸다”며 “6개월 동안 촬영하다보니 서로 많이 친해졌다. 정말 식구처럼 지냈다. 다들 너무 착했다”고 말했다. 황동주는 인터뷰 당일에도 이태환 박은빈 김재원 이수경 등과 만나기로 했다고 밝히며 좋은 사람들과 작업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이)태환은 정말 착하고요. 너무 순수하고 예쁜 동생이에요. (김)재원은 동생인데 형 같았어요. 정말 사람들을 잘 챙기죠. (신)동미도 약을 선물해주더라고요. 좋은 팀을 만나서 일하는 게 쉽지 않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 좋았죠. 촬영을 가는데 소풍 가는 느낌이었어요. 스태프들도 좋았고 감독님도 좋았어요.”

▲ 황동주가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MBC 홈페이지
황동주는 한성식 캐릭터를 연기하며 즐거웠다. 그는 “아이 같고 말을 거르지 않고,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캐릭터라 대리만족을 느꼈다”며 “평상시 입지 않은 옷들을 많이 입었다. 그래서 아수라 백작이라는 별명도 얻고 옷도 원 없이 입었다. 스타일리스트가 고생을 많이 했다”며 “초반에 바람 피우려고 할 때 현빈을 따라하는 옷도 제작해서 입었다”고 털어놨다.

황동주의 특이한 웃음소리는 드라마에 유쾌한 매력을 더했다. “웃음소리가 이런지 몰랐다”고 말한 황동주는 “‘라디오스타’를 보고 나서 이상하다고 느꼈다. 특이하고 민망하더라. 그런데 이제는 나이도 있고 편하게 사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그래서 웃고 다닌다”며 시원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한성식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황동주는 고민을 거듭했다. 그는 “캐릭터를 잡는 게 힘들었다. 많이 고민했다. 무난한 캐릭터가 아니다. 목소리 톤도 높여서 연기했다. 제일 힘들었던 건 쉴 새 없이 대사를 빠르게 쳐야했다. 대사를 천천히 하면 그 맛을 살릴 수 없다. 그래서 발음에 신경 썼다”며 “다행히 고민한 것만큼 재미있게 봐 주신 분들이 많아서 보람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한성식 캐릭터와 닮은 점도 있죠. 저에게 어느 정도 내재되어 있는 부분도 있어요. 저 역시도 집에서는 한성식과 비슷한 부분이 있을 거예요. 성식이가 말을 거르지 않고 하지만, 알고 보면 정도 많고 사람도 잘 챙기고 여린 부분도 있어요. 그런 부분은 닮은 것 같고요. 가끔 어떤 사람들은 저에게 왜 지질한 역할만 하냐고 물어요. 물론 멋있는 캐릭터도 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골라서만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죠. 다만 비슷하게 지질하게 보여도 다 차이가 있어요. 매번 똑같지 않아요.(웃음)”

▲ 황동주가 공백기에 대해 언급했다. 사진|MBC 홈페이지
황동주는 신인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운이 좋았다”고 표현했다. 데뷔 후 금세 고정 배역을 꿰찼고, ‘요정컴미’를 시작으로 탄탄대로를 달렸다. 그는 아침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으며 사람들에게 황동주를 각인시켰다. 하지만 그가 아침드라마를 안 한다는 소문과 함께 오해가 생겼고, 의도하지 않은 긴 공백기를 가져야했다.

이 공백기는 한동주를 완전히 바꿔 놨다. 황동주는 “태국 이민까지 고려했다. 3년 반을 놀았다. 그 시기가 저에게 과도기였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두려운 마음이 생기고 방송에 대한 회의도 느껴지고 사람들과 부딪히는 것도 싫고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겹쳤다. 정말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가 이민을 가기 전, 가족회의가 있었다. 가족들이 저에게 정말 미련이 남지 않겠냐고 물었다. 저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지금에서야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카메라 앞에 다시 서야 된다는 두려움도 있었다. 가족들이 저보다 어른이지 않나. 저를 설득했다. 1년의 유예 기간을 잡고 도전해보라고 했다. 열심히 했는데도 안 되면 접고 이민을 가든지 하라고 했다. 그렇게 회사도 없이 다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시 돌아온 황동주는 어떤 역할이든 가리지 않고 노력했다. 연극도 했고, 특별 출연으로 작품에 얼굴을 비췄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황동주는 쉴 틈 없이 달렸고, 일년 만에 네 작품에 출연했다. 이후 계속 일이 들어왔고, 황동주는 배우의 길을 계속가게 됐다.

“신인 때는 정말 운이 좋았죠. 정말 잘 풀렸어요. 공백기가 저에게 도움이 됐죠. 마음고생을 하면서 일을 바라보는 시각도 바뀌고 촬영장에 나가서 사람들을 대하는 자세도 바뀌었어요. 신인 때는 투덜투덜 거리기도 하고 조금만 불합리하면 왜 이러냐고 했죠. 지금은 일이, 작품이 너무 소중해요. 많은 연기자들이 있고, 작품에 캐스팅 되는 것도 쉽지 않아요. 운도 있어야 해요. 물론 실력 발휘도 해야죠. 일을 하면서도 스트레스를 받지만, 일이 없는 스트레스가 훨씬 커요. 정말 소중해요. 공백기로 연기 패턴도 바뀌게 됐어요.”

▲ 황동주가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MBC 홈페이지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를 촬영하면서 과거 함께 일했던 매니저에게 전화가 왔다. 매니저는 황동주에게 ‘많은 걸 내려놓은 것 같다’고 했다. 황동주는 “예전에는 멋있게 연기하고 싶고 그랬다. 지금은 망가지는 것도 좋고 연기하는 게 너무 재미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연기하고 싶은 것도 많고 배워야 할 것도 많다. 매 작품을 하면서 선생님들 연기를 보며 많이 배운다. 선생님과 연기할 수 있는 것도 축복이다. 오래오래 연기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선배 연기자들을 향한 존경과 애정을 드러냈다.

황동주는 “지금은 꿈이나 목표가 없다. 쉼 없이 계속 활동하고 싶다. 다만 영화에 출연할 기회가 한 번도 없었다. 기회가 된다면 영화에도 출연해보고 싶다. 계속 쉬지 않고 연기를 계속할 수 있길 바란다.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지 않는 연기력을 갖추고 싶다. 그러면 행복할 것 같다. 제가 나오는 모습을 보고 재미있다고 하면 행복하다. 연기 잘한다는 칭찬이 기분 좋다”며 ‘믿고 보는 배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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