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프로배구 남자부 트라이아웃&드래프트가 15일 오후 인천 하버파크호텔에서 열렸다. 한국전력 펠리페 알톤 반데로, 우리카드 파다르, 현대캐피탈 바로티, OK저축은행 드라이스, KB손해보험 알렉산드리(왼쪽부터)가 지명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V리그 외국인 선수 13명 가운데 8명, 약 62%가 익숙한 얼굴이다.

KOVO는 지난 12일과 15일 각각 여자부와 남자부로 나눠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드래프트를 진행했다. 2016~2017시즌 V리그에서 뛴 참가자를 빼고 여자부는 24명, 남자부는 23명이 트라이아웃에 나섰다. 여자부는 10일부터 12일, 남자부는 13일부터 15일까지 각각 3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남자부는 7개 구단 가운데 3개 구단이 재계약을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남녀부 통틀어 가장 먼저 미차 가스파리니와 2017~2018시즌도 함께한다고 알렸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가스파리니만한 기량을 갖춘 선수를 영입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트라이아웃 기간에는 삼성화재 타이스 덜 호스트와 우리카드 크리스티안 파다르의 재계약이 결정됐다. 

재계약은 아니지만, 지난 시즌 한국전력에서 뛴 아르파드 바로티는 드래프트에서 현대캐피탈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문성민이 1라운드에 뛸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신하기 어렵다. (문)성민이가 일단 레프트로 뛰고, 바로티는 라이트로 기용할 생각이다. 바로티는 블로킹 능력을 가장 높이 샀다. 또 한국에서 3번째 시즌이니까 적응이 빠를 거 같았다"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문성민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무릎 수술을 받았다.

▲ 2017년 여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드래프트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그랜드앰배서더호텔에서 열렸다. GS칼텍스에 지명된 파토우, 도로공상에 지명된 이바나, 현대건설에 지명된 캠벨, 흥국생명에 지명된 심슨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왼쪽부터). ⓒ 한희재 기자
여자부는 참가자가 공개된 뒤 6개 구단 가운데 2개 구단이 재계약을 결정했다. KGC 인삼공사는 알레나 버그스마, IBK기업은행 매디슨 리쉘과 다시 손을 잡았다. 알레나는 지난 시즌 득점 1위, 공격 종합 2위에 오르며 인삼공사를 플레이오프로 이끈 주역이었고, 리쉘은 공수 모두 맹활약하며 IBK기업은행을 챔피언 자리에 올렸다.

실력과 성격 모두 합격점을 받은 알레나와 리쉘은 재계약 가능성이 컸다. 인삼공사는 트라이아웃을 앞두고 알레나와 함께할 뜻을 밝힐 정도였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트라이아웃 첫째 날 연습 경기를 지켜봤다. 그러나 후순위 지명권을 얻을 가능성이 크고, 리쉘 이상을 기대할 선수가 보이지 않자 재계약으로 가닥을 잡았다.

여자부 역시 재계약은 아니지만, 아는 얼굴들이 더 선택을 받았다.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이바나 네소비치는 트라이아웃은 처음이지만, V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다. 이바나는 2011~2012시즌 도로공사에서 활약했다. 2015~2016시즌 트라이아웃으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던 테일러 심슨은 이번 드래프트에서 다시 흥국생명의 지명을 받았다.

▲ 트라이아웃 참가자를 살펴보는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왼쪽에서 3번째) ⓒ KOVO
트라이아웃 참가자를 면밀히 살펴보기에 3일은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트라이아웃 때 선수들의 몸 상태가 60~70% 정도인 걸 고려하고 봐야 해서 더 어려움이 있었다. 시간도 부족하지만, 참가자 기량이 전반적으로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은 "참가자들을 보면 주 공격수로 뛸 선수보다, 보조 공격수 스타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재계약 결정에는 지명권 추첨 방식도 한몫했다. 지난 시즌 순위에 따라 확률 추첨 방식으로 구슬 수가 차등 배분되는 만큼 앞순위 지명권을 얻을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2015~2016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우리카드는 2016년 드래프트에서 구슬 140개 가운데 가장 많은 35개를 확보하고도 5순위로 밀린 아픔이 있었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몇몇 눈에 들어오는 선수는 있었지만, 앞순위로 뽑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다. 파다르가 득점력은 검증됐으니까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한 시즌, 또는 그 이상을 V리그에서 뛰면서 실력과 인성이 어느 정도 검증된 선수들이 다시 유니폼을 입었다. 대체 외국인 선수를 물색하기 어려운 트라이아웃 특성상 '아는 얼굴'의 가치는 더욱 높았다. 이번 트라이아웃에 처음 도전장을 내민 선수들에게 주어진 3일은 그런 의미에서 공평하지 않게 느껴질 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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