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경기는 득점으로 말한다. 팬들 역시 득점이 많이 터지는 경기를 재밌다고 느낀다. 그러나 득점이 빛나기 이전에 골키퍼의 무수히 많은 선방이 있다. 슈퍼세이브가 많이 나오는 경기에서 터진 득점이 더 조명받는 이유다.

'별의 무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빛낸 골키퍼들이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피터 슈마이켈을 비롯해 유벤투스의 잔루이지 부폰, 지금은 바이에른 뮌헨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마누엘 노이어, 토트넘 핫스퍼의 위고 요리스 등. 골키퍼의 선방이 팀을 구해내기도 위기에 빠뜨리기도 한다. 

특히 단판으로 치러지는 결승전에서 골키퍼의 중요성이 커진다. 정규리그 90분뿐만 아니라 자칫하면 승부차기로 승자를 가릴 수도 있다. 2004-2005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예지 두덱(리버풀)이 팀을 구했던 것처럼 말이다. 

▲ 이스탄불의 기적이 가능하게 한 두덱의 슈퍼 세이브.

두덱은 3-3으로 동점인 연장 후반 막판 안드리 셰브첸코 결정적인 슛을 두 차례 막아 승부차기로 이끌었다. 승부차기에서도 '두덱 댄스'로 AC밀란의 키커를 혼란에 빠뜨렸다. 첫 번째 키커 세르지뉴의 실축을 유도했고 이어 안드레아 피를로, 셰브첸코의 킥을 막아 리버풀 우승에 최고 수훈 선수로 떠올랐다. 팀의 '이스탄불의 기적'을 쓸 수 있었던 것은 골키퍼의 선방이 컸다. 

이번 시즌 '별의 무대'에서 유독 빛나는 골키퍼가 있다. 유벤투스의 부폰 골키퍼다. 부폰은 조별리그 5차전에 실점한 이후 무려 6경기, 690분 동안 무실점을 이었다. 유벤투스는 부폰의 환상적인 선방에 힘입어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12경기 중 9경기에서 클린 시트를 기록했다.

22년간 프로 생활을 이어온 부폰은 이번 시즌 '빅이어'를 들어 올리겠다는 마음이 크다. 부폰은 여태껏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2번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를 세 번째 기회를 얻었다. '삼수생' 부폰의 빛나는 선방이 이어지면 빅이어를 들어 올리는 것도 꿈은 아니다.

▲ 유벤투스의 잔루이지 부폰 골키퍼.

[영상] 부폰, 요리스, 슈마이켈의 챔스 세이브 모음 ⓒ스포티비뉴스 서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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