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치국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위기를 기회로 바꿀 투수를 기다리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6일 고졸 루키 박치국(19)을 대체 선발투수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이클 보우덴이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이탈한 빈자리를 채울 4번째 주자다. 앞서 고원준-김명신-홍상삼이 기회를 얻었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2경기 이상 버티지 못했다.

조심스러운 결정이었다. 갓 데뷔한 고졸 신인이 1군 무대에서 선발투수로 나설 기회를 얻는 건 말 그대로 '영광'이다. 영광의 주인공이 된 박치국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좋은 원석으로 주목받았다. 오른손 사이드암스로인 박치국은 프로 야구 역대 최고 잠수함 투수였던 이강철 두산 2군 감독에게 지도를 받으며 성장했다.

기대보다는 경험을 쌓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랐다. 김 감독은 "첫 경기가 중요할 거 같다. 점수를 주고 안 주고를 떠나서 내용을 보겠다. 자기 공을 못 던지거나 볼넷이 많아서 우왕좌왕하면 믿고 맡기는 게 선수에게 고역이다. 경험 한번 해보란 의미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박치국은 1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나설 계획이다.    

박치국이 선발투수로 빠지면서 불펜을 보강할 카드로 오른손 투수 이영하(20)를 선택했다.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하고 2016년 신인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최고 구속 150km를 웃도는 광속구를 던지는 대형 신인으로 주목받았지만,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으면서 데뷔 시기가 늦춰졌다. 

▲ 이영하 ⓒ 한희재 기자
김 감독은 16일 이영하를 불러올린 뒤 "1군에서 던지는 걸 한번 보고 싶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3주 전부터 실전 등판에 나선 만큼 몸 상태를 계속 확인하며 기용할 생각이다. 이영하는 팔꿈치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중간 투수로 1군 마운드 적응기를 보낼 예정이다.

두산은 스프링캠프부터 신인급 투수 육성에 힘을 썼다. 김 감독은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더디다는 말에 공감한다. 2군 잔류군, 재활 조에 젊고 좋은 투수가 많다. 앞으로 두산을 책임질 선수들이니까 체계적으로 잘 준비해서 그 선수들이 베스트로 던질 수 있을 때 두산에서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시즌 초반이지만 계획대로 눈에 띄는 신인 투수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김명신이 첫 스타트를 잘 끊었다. 김명신은 '오른손 유희관'으로 불릴 정도로 두둑한 배짱과 제구력을 자랑했다. 광대뼈 골절상으로 빠져 있지만, 부상에서 회복하면 언제든 마운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선수다. 박치국과 이영하까지 기회를 이어 간다면 두산으로서는 시즌 성적과 별개로 큰 소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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