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현은 3년 안에 UFC 한국 챔피언이 탄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스턴건' 김동현(35, 부산 팀 매드/㈜성안세이브)은 2008년 UFC에 진출했다. 올해로 10년째 옥타곤에서 싸운다.

시간이 흘러 지금은 10명의 선수가 UFC에 진출했다. 맏형 김동현은 12일 서울 여의도 크로스핏 센티넬 IF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래전부터 한국 선수들의 잠재력을 느끼고 있었다. '이 친구들은 되겠다'고 생각했다. 기대한 대로 잘 성장해 줬다. 3년 안에 UFC에서 챔피언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은 다음 달 17일 UFC 파이트 나이트 111 싱가포르 대회에서 콜비 코빙턴(29, 미국)과 경기한다. UFC 아시아 선수 최다승인 14승에 도전한다.

상위 랭커와 싸우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코빙턴을 비슷한 수준의 강자라고 상정하고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래는 일문일답.

- 경기를 앞둔 기분은?

아시아에서 싸우기 때문에 내겐 큰 기회다.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승리하고 싶다. 아시아 대회에 자주 출전할 수 있도록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겠다. 싱가포르 대회가 한국 대회로 이어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 이번 경기 이기고 한국에서 타이틀전을 갖는 꿈을 꾸고 있다.

- 상위 랭커와 경기를 바랐을 텐데, 콜비 코빙턴이 상대로 결정됐다.

사실 톱 10 랭커와 경기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이상한 놈이 와서 경기하자고 해서…. 그런데 내가 수락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UFC는 아시아 선수인 날 꼭 싱가포르 대회에 세우려 했고 거부하면 경기 기회를 잃게 돼 어쩔 수 없이 코빙턴과 경기를 받아들였다.

코빙턴은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다들 자기를 피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랭커들이 두려워서 자신과 안 싸운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랭커들은 위를 바라본다. 무서워서 랭킹에 없는 선수를 거부하는 게 아니다. 무척 즐겁게 사는 것 같다.

- 코빙턴에 대한 평가?

코빙턴은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레슬링 디비전 1에서 5위까지 했다고 한다. 레슬링을 주 무기로 하는 선수로 알고 있다. 내 레슬링이 얼마나 강하지 알려 주는 경기를 펼치고 싶다. 한 번 맞잡아 보면 느낌이 올 것이다.

- 코빙턴이 슬슬 독설하기 시작했는데?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 비슷한 수준의 랭커가 독설하면 내가 어떤 마음을 먹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친구는 맥락이 없이 막 떠든다. '관종' 성향이 있다. 이말 저말 나오는 대로 뱉는다. 최근엔 자기가 잘생긴 것 같다며 배우의 길을 바라보고 있다고 하더라. 배우가 꼭 잘생긴 사람만 하는 건 아니다. 허세 가득한 캐릭터로 어울리지 않을까.

(날 쉽게 돈 벌 수 있는 상대라고 평가하던데) 돈을 얼마나 벌고 있을지 모르겠다. 아시아에 와서 훈련 비용으로 다 쓰는 건 아닐지. 아시아에서 싸울 때 시차와 환경을 경험해 보면 생각이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경기가 끝나고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다.

- 싱가포르에서 싸우면 어떤 점이 유리한가?

선수가 어떤 수준으로 올라서면, 컨디션이 경기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상위 랭커들이 원정 경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랭커들이 싱가포르 원정에 부담을 가져 코빙턴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다른 선수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난 시차 적응에 꽤 고생하는 편이다. 다른 선수들이 10일 걸릴 때, 난 20일이 걸린다. 시차가 거의 없는 싱가포르에서 경기한다는 건 내게 매우 유리하다. UFC 선수 초반에 라스베이거스에서 경기할 땐 거의 밤을 샜다. 1라운드 끝나고 체력이 떨어져 많이 힘들었다. 선수 생활을 이어 가면서 시차 적응 기간을 길게 잡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되고, 현지에 지인이 생겨 컨디션 조절을 잘할 수 있게 됐다.

- 같은 대회 출전하는 곽관호에게 조언한다면?

싱가포르에 가 본 경험이 있다. 한국 사람은 한국 음식을 먹어야 한다. 계체 끝나고 회복할 때 맛있고 좋은 음식을 하는 식당을 추천하겠다. 컨디션 조절, 감량에 필요한 조언을 해 주겠다. 여러 번 감량을 해 봐서 전문가 수준에 올랐다. 다이어트 관련 책을 썼다. 김동현처럼 하면 10일 만에 5kg을 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 자리를 빌어 기자 여러분께 홍보하고 싶다.(웃음)

- 여러 명의 한국 선수들이 UFC에서 활동한다. 옥타곤 1호 파이터로서 예상했는가?

한국, 미국, 일본 등 여러 곳에서 훈련했다. 오래전부터 한국 선수들의 잠재력을 느끼고 있었다. '이 친구들은 되겠다'고 생각했다. 기대한 대로 잘 성장해 줬고 10명의 선수들이 UFC에서 활동하고 있다. 3년 안에 UFC에서 챔피언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보장할 수 있다. 일본의 종합격투기가 가라앉은 것은 자국 스타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UFC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이 흐름을 이어 가기 위해서 자국 스타가 나와야 한다. 챔피언이 나와 준다면, UFC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열리는 격투기 대회의 인기도 올라갈 것이다.

- 하파엘 도스 안요스가 같은 대회에서 타렉 사피딘과 경기한다. 도스 안요스와 경기하지 못해 아쉽지 않은가?

도스 안요스와 경기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경기가 잡히면 다른 생각은 하지 않는다. 코빙턴에게 집중하고 있다. 난 (도스 안요스가 아닌) 다른 랭커와 경기가 추진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선수들이 다른 경기에 출전하게 됐다. 그러면서 코빙턴에게 기회가 갔다. 코빙턴은 하위 랭커지만 나와 비슷한 수준의 강자라고 여기고 준비하고 있다. 옥타곤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 파이터 인생에서 후반기다.

올해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각오로 경기를 준비한다. 조금 있으면 한국 나이로 마흔이다. 그런 마음으로 5년째 활동하고 있다. 45살 때까지 매년이 마지막이라고 여기고 싸울지도 모른다.(웃음)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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