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에서 재호 역으로 출연한 배우 설경구. 제공|CJ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배우 설경구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굴곡이 많다. 1천만 관객에게 사랑을 받기도 했지만, 상업 영화였음에도 고작 10만여명만이 그 영화를 관람하기도 했다. 칸영화제에 초청돼 설경구라는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그 사이에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은 특별하게 기억 될 것으로 보인다.

“전환점까지는 아니고”라고 했지만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 이하 ‘불한당’)’은 설경구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임은 분명했다. 그 동안 많이 침체돼 있었던 설경구는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고민을 하고, 다시 하고 싶은 바람이 생겼다”고 했다. 변성현 감독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젊은 스태프들 사이에서 자극을 받기도 했다.

앞서 언급 했듯이 설경구는 잠시 침체기를 겪었다. 스스로 ‘말아 먹었다’는 표현을 쓸 만 했다. 하지만 현재는 활짝 웃고 있다. 또 다시 칸영화제의 부름을 받았고, 전성기로 돌아간 듯 스크린 속에서 살아 숨쉰다. 흥행에 대한 기대가 있을 법 했다. 관계자의 좋은 반응과 칸영화제 초청 등 관객들의 기대까지 올라갔다. 흥행에 대한 기대와 함께 부담도 있었다.

“솔직히 기대된다. 그런데 부담도 된다. 기대감이 너무 높으니까, 실망 할 까봐 부담이 된다 영화를 철학적으로 해석하기도 하더라. 그런 것이 없는 영화다. 하하. 그냥 오락 영화로 봐 줬으면 좋겠다. 너무 가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에 부담스럽기도 하다.”

▲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에서 재호는 현수로 인해 변화를 겪는 캐릭터다. 제공|CJ 엔터테인먼트

‘불한당’ 속 재호는 이미 불한당이다. 그 포지션이 어디든 이미 찍혀 있는 상태로 시작한다. 호탕한 듯 가벼운 그의 웃음 소리는 재호 캐릭터를 자신이 연기한 다른 캐릭터와 비슷해 보이게 만들 수도 있었다. 재호는 “속내를 모르는 사람”이라는 분명한 차별점이 존재했다. “재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사람”이었다. 남들에게 스스로를 들키면 안 된다는 설정이 있었고, 마지막이 돼서야 비로소 속을 다 보여준다.

이런 재호를 변화 시킨 캐릭터가 바로 현수다. “현수에 대해서는 재호 답지 않은 말을 할”정도로 재호는 현수를 애정하고, 그로 인해 흔들리고 변화를 겪는다. 이유는 없다. “사랑을 하는데 왜 사랑하냐고 물어보면 답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의도적으로 재호에게 다가왔고, 그것을 재호 역시 느꼈지만, 눈길이 갔고, 매력이 있었다.

스스로를 평가 하 땐 냉정했다. 아쉬움만 보였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였다. 캐릭터 자체가 좀 더 놀 수 있었는데 못 해서 아쉽다”고 했다. “풀어 놓은 망아지 같은 캐릭터”였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잘못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아니었다. 재호 캐릭터가 조금 더 가볍고 망나니 같았으면 또 오바스러웠을 것 같다는 우려를 표하는 모습을 보니 말이다.

사실 설경구가 변성현 감독을 만나 한 첫 질문은 “왜 이 영화를 찍으려고 하는가”였다. 시나리오는 재미있게 잘 읽었지만, 흔한 이야기였다. 언더커버와 경찰과 범죄자의 의리와 배신은 느와르 영화의 흔한 구조였다. 특히 영화 ‘프리즌’ 촬영이 들어가는 시점에서 설경구는 납득이 가지 않았다.

▲ 변성현 감독의 작업을 보고 자극을 받은 설경구. 제공|CJ 엔터테인먼트

“정말 흔해 보였다. 굳이 별다를 것 없는 이 영화를 하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 그래서 물었다. ‘별다르게 찍고 싶고, 별다르게 찍을 것이다’고 하더라. 변성현이라는 사람이 궁금했다. 영화에 대한 확신이 있더라. 언변이 좋은 편이 아니라 툭툭 내 뱉는데, 더 솔직해 보였고, 믿음이 갔따. 그러면서도 불안했다. ‘나의 PS 파트너’와는 다른 영화이지 않는가. 시나리오 작업과 콘티 작업 하는 것을 보면서 놀랐다. 굉장히 치열하게 작업하는 것을 봤고, 자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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