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한수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박성윤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20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9-8 승리를 거두며 올 시즌 두 번째 위닝 시리즈를 챙겼다. 4월이 끝났을 때 4승 2무 20패 승률 0.167였던 성적은 조금 올라 11승 2무 29패 승률 0.275가 됐다.

시즌 개막부터 삼성은 연패와 1승 그리고 연패를 반복했다. 4, 5선발투수, 불펜, 타선 부진으로 경기를 쉽게 풀지 못했다. 투타 밸런스가 늘 엇박자가 났다. 초반부터 크게 진 경기 팽팽한 경기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답답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을 때 김한수 감독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 때 이것저것 말하며 '승리 징크스'를 만들어보려 했다. 삼성이 상승세를 탄 가운데 몇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와인'의 기운을 빌어

김 감독은 평소 와인을 즐긴다. 과거 은퇴 직후 부인과 함께 와인바를 운영한 적도 있다. 지난 3월 31일 KIA 타이거즈와 개막전. 초보 감독은 2-7로 졌다. 4월 1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감독 데뷔 경기 패배 후 김 감독 '퇴근해서 무엇을 했을까' 궁금해진 취재진이 물었다 김 감독은 "와인을 마셨다"고 밝혔다.

대답 후 김 감독은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아, 와인 마셨는데 오늘(4월 1일) 이기면 계속 저녁마다 마셔야겠습니다. 좋은 와인으로 준비를 해야겠네"라며 '와인의 기운을 빌어' 감독 데뷔 첫 승리를 챙기고 싶다고 농담을 던졌다. 김 감독 바람과 달리 경기에서 삼성은 7-9로 졌다. 0-7로 끌려가던 경기를 9회 7득점에 성공하며 동점을 만들었으나 연장 10회 2실점 하고 무너졌다.

선수들 기 살리기

삼성이 7연패, 8연패를 기록하며 답답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을 때. 경기 전 더그아웃 취재가 쉽지는 않았다. 김 감독은 처지는 분위기와 선수들 기를 살리기 위해 늘 긍정적으로 인터뷰하려고 노력했다.

선수들 작은 실수로 경기를 내주고 다 잡은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전날 저지른 선수들 실수. 취재진이 조심스럽게 인터뷰 때 묻는다. 김 감독은 되도록이면 언급하지 않았다. 선수들 기를 살리기 위해서다. 김 감독은 "저는 경기 복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지나간 일, 어제는 어제로 끝내는 것이 좋다"며 선수들 잘못이 다시 오르내리는 것을 피했다.
▲ 경기에서 패한 뒤 인사를 하러 나오는 삼성 선수단 ⓒ 곽혜미 기자

엎어진 볼 박스

지난 12일 삼성은 넥센과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4-1로 이기며 3연패에서 탈출과 더불어 위닝 시리즈를 노릴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그러나 13일 경기를 4-5로 내주며 1승 1패를 기록했다.

14일 일요일 낮 경기를 앞두고 있을 때 취재진이 더그아웃에서 김 감독 경기 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경기 전 연습을 끝내고 삼성 스태프들이 볼 박스에 가득 담긴 볼을 옮기다 볼 박스를 싣고 나르는 수레가 고장 난 듯 공이 가득 찬 박스가 앞으로 넘어졌다.

스태프들 탄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가운데 김 감독은 이마저도 긍정적으로 해석하려고 했다. "볼 박스가 넘어졌으니 액땜했네. 오늘(14일)은 타격전으로 이기겠네." 삼성 더그아웃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 웃었다. 스태프들이 엎어진 박스를 복구한 뒤 더그아웃으로 갖고 내려오는데 다시 수레가 말썽을 일으켰고 더그아웃을 '공 바다'로 만들었다.

김 감독은 "좋다. 오늘 타선이 폭발하겠다. 오늘 이기면 스태프들 회식한다"고 공약을 걸었다. 그러나 삼성은 4-5로 경기를 내주고 2연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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