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기록을 세우자 모두가 큰 박수를 보내줬다. 언론은 그의 기록 소식을 세상에 알리느라 분주했다. '호들갑'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팬들도 한 목소리로 칭송을 보냈다.
하지만 정작 이승엽은 차분했다. 대기록을 세운 뒤에도 "기록은 중요치 않다. 팀이 이기는 경기에서 홈런을 쳤다는 것은 기쁘다. 하지만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450홈런에 대한 특별한 감정은 없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좋은 선수이기에 앞서 참 겸손한 인간이다. 대기록에 대한 감정 표현도 그래서 자제했을 거라 예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던 이유다.
그렇다면 이승엽은 정말 특별하게 기쁘지 않았을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그렇다"가 맞다. 이승엽은 경기 후 다시 한 번 "특별하게 기쁘거나 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승엽은 "홈런 신기록을 세운 이후로는 기록에 연연치 않으려고 한다. 만약 기록을 생각했더라면 지금쯤 다른 길을 걷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450홈런에 대해 초연하려 하려는 건 더 큰 뜻이 있어서다. 가장 중요한 건 500홈런에 대한 욕심을 갖지 않기 위함이다. 500홈런에 욕심을 내는 순간, 은퇴라는 거대한 결심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기록을 욕심 낸다면 500홈런까지 해보고 싶어질 것 같다. 그렇다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마음도 흔들려야 한다. 절대 그러고 싶지 않다. 좋은 모습으로 은퇴하겠다는 각오에는 변함이 없다"고 힘 주어 말했다.
이승엽은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홈런을 많이 쳐 보고 싶다"고 했었다. 개인 기록을 위함이 아니었다. 자신의 홈런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싶었을 뿐이다. 마지막 시즌을 좋은 팀 성적과 함께 마무리하고 싶은 소망이 '홈런'이라는 단어로 구체화 됐을 뿐이다.
그랬다. 실제 이승엽은 450홈런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은퇴라는 굳은 결심 앞에 미련을 남기고 싶은 그의 진심이 묻어나 있었던 것이다. 세상은 온통 시끄러웠지만 이승엽이 홀로 차분할 수 있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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