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주석은 올 시즌 42경기에서 실책이 1개 뿐이다. 리그 주전 유격수 가운데 가장 적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한화 유격수 하주석은 올 시즌 수비에 관련한 인터뷰를 자주 한다. 수비 능력이 지난해와 비교해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실책이 19개로 리그 유격수 가운데 3번째로 많았는데 올 시즌엔 42경기에서 363⅓이닝을 수비하는 동안 1개 뿐이다. 지난달 4일 NC와 홈 개막전에서 실책 이후 38경기 연속 무실책 기록이다. 하주석은 "이제는 공이 올 때 편하다. 수비할 때 자신이 생겼다"고 말한다. 김성근 감독 역시 "하주석이 이제 수비에 재미를 붙인 모양"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동네 야구 글러브를 쓰냐"고 질책을 받았던 선수인가 싶을 정도로 큰 변화다.

하주석이 수비를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는 이름이 있다. 지난해 한화에서 같이 뛰었던 권용관 성남고 코치다. 하주석은 "1월에 성남고가 전지훈련을 하는 대만으로 가서 권 코치님께 많이 배웠다. 스텝 등을 교정하니까 수비가 편해졌다. 이 때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며 권용관 코치에게 누누이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권 코치는 "(내가) LG 시절에, 한화에선 같은 팀으로 하주석을 봤을 때 수비할 때 잔발(잔걸음)을 쓰지 않고 큰 발만 썼다. 다시 말해 크게 움직였다. 움직이는 자세도 약간 높았다. 내야 수비를 할 때엔 첫 걸음, 보폭이 중요하다. 하주석이 성남고 전지훈련에 왔을 때 잔발, 크로스 등 스텝을 조금 가다듬었을 뿐이다. 주석이가 습득을 잘한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권 코치는 현역 시절 주 포지션인 유격수와 함께 내야 모든 포지션을 수비해 1996년 데뷔하고 지난해 은퇴하기까지 19시즌 동안 KBO 리그에서 활약했다. 빠르고 가벼운 풋워크를 활용해 넓은 범위를 수비하면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했다. 통산 타율이 0.227로 타격 능력이 떨어졌으나 수비 하나로 인정을 받았다. 지난해 불혹의 나이에도 1군 내야수로 버텼다. 올 시즌 모교인 성남고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권 코치는 "타구가 베이스 쪽(2루쪽)으로 왔을 때 오른발을 먼저 움직이면 오른쪽 눈으로, 3루수와 유격수 쪽(왼쪽)으로 가면 왼쪽 눈으로 보아야 바운드가 더 잘 보인다. 하주석은 원래 큰 발만 썼고 타구를 정면으로만 쫓아서 앞으로 가야 할지, 옆으로 가야 할지, 뒤로 물러나야 할지 확신이 없었다. 어정쩡한 바운드에서 공을 잡으니까 저글이 생기고 자신감이 떨어졌다. 땅볼은 기본적으로 꼭지점에서, 공이 튀어오를 때, 그리고 올라와서 (바운드가) 없어지려 할 때 잡아야 한다"며 "첫 발을 짧게하고 또 크로스하면 (공이 오는) 길이 보인다. 주석이에게 '큰 발을 반족장 줄이면 짧게 움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하주석이 송광민 김태완과 함께 와서 정말로 열심히 했다. 수비도 공격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선수들과 동일하게 했다. 사실 하주석이 온다고 했을 때 당부를 했다. '허락은 하지만 너희가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고교 선수들에게 실망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 다음 고등학교를 찾아서 연습을 하려는 프로 선수들이 못 온다'고 했다"며 "하주석이 너무 열심히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성과가 나왔다. 이제는 수비가 재미있을 것"이라고 봤다.

▲ 하주석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과 경기에 8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맹타를 포함해 호수비로 팀을 3연패 위기에서 구했다. ⓒ곽혜미 기자

하주석은 다이빙 캐치를 포함해 경기 내내 안정적인 수비력으로 8-4 승리를 이끈 지난 17일 넥센과 원정 경기가 끝나고 권 코치에게 전화를 걸어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권 코치는 "대뜸 고맙다고 해서 '무엇이 고맙냐'고, '내가 알려 준 기술을 네가 습득하고 운동을 했기 때문에 좋은 수비가 나왔지, 네가 따라하고 노력하지 않았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지금 잘하고 있으니 고맙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좋은 흐름 깨지지 않도록, 그리고 다치지 않도록 몸 관리 잘하고, 조심하라'고 당부를 해줬다"고 이야기했다.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 2~3년 더 잘해야 진짜 자기 수비다. 내년에 (고등학교 훈련 캠프에) 다시 온다면 또 다른 방법으로 훈련을 해서 또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우리나라 대표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젊지 않나. 군대도 다녀 왔다. 한화에서만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가 돼 더 크게 성장했으면 한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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