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래 디자이너.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졸린 눈을 비비면서도 참을 만했다. 그러면 이내 손흥민의 발끝을 떠난 공이 골망을 출렁였다. 그러곤 연신 '주모'를 찾았다. 손흥민은 깊은 밤 한국 축구팬의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비타민'이었다.

2016-2017 시즌 손흥민의 활약상을 정리할 키워드는 '차붐'과 '이달의 선수상'이다.

▲ ⓒ김종래 디자이너.

#차붐_넘어_전설로

손흥민은 이번 시즌 21골을 기록했다. 한국 축구의 전설 '차붐'이 1985-1986 시즌 독일 레버쿠젠에서 기록한 '한국인 유럽 리그 한 시즌 최다 골(19골)'을 넘어선 기록이다. 지난달 본머스전 19호 골로 '차붐'과 타이를 이룬 손흥민은 이후 5경기째 침묵했다.

그러나 손흥민의 발끝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았다. 5월 19일(이하 한국 시간) 열린 레스터 시티전에서 멀티 골을 기록해 21호 골에 도달했다. 새로운 전설이 탄생한 순간이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자신의 강점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특히 양발을 가리지 않는 슈팅은 상대 골키퍼를 공포에 떨게 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이 기록한 21골 중 왼발로 기록한 득점은 8골, 오른발은 13골로 큰 차이가 없다. 손흥민은 양발이 모두 무기인 셈이다.

득점 위치도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손흥민은 왼쪽 측면 윙어로 출전할 때 가장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왼쪽 측면에서 침투한 이후 오른발로 시도한 득점(5회)과 아크 정면에서 돌파하면서 성공한 득점(4회)이 뒤를 이었다.

손흥민은 EPL 두 번째 시즌에서 완벽히 적응했다. 손흥민은 아직 만 24세의 젊은 선수다. 향후 5년 이상은 정상급 기량으로 뛸 수 있다. 찬스를 놓치면 자신을 크게 자책하는 손흥민을 보고 있노라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손흥민이다.

▲ 토트넘의 손흥민.

:::2016-2017 시즌 손흥민 공격 포인트 일지

2016년 9월 10일(EPL) vs 스토크 시티 / 2골 1도움

2016년 9월 24일(EPL) vs 미들즈브러 / 2골

2016년 9월 28일(UCL) vs CSKA 모스크바 / 1골

2016년 10월 2일(EPL) vs 맨체스터 시티 / 1도움

2016년 12월 4일(EPL) vs 스완지 시티/ 1골 1도움

2016년 12월 29일(EPL) vs 사우스햄튼 / 1골

2017년 1월 9일(FA 컵) vs 아스톤 빌라 / 1골

2017년 1월 22일(EPL) vs 맨체스터 시티 / 1골

2017년 1월 29일(FA 컵) vs 위컴 원더러스 / 2골

2017년 3월 12일(FA 컵) vs 밀월 / 3골 1도움

2017년 4월 1일(EPL) vs 번리 / 1골

2017년 4월 6일(EPL) vs 스완지 시티/ 1골

2017년 4월 8일(EPL) vs 왓포드 / 2골 1도움

2017년 4월 15일(EPL) vs 본머스 / 1골

2017년 5월 19일(EPL) vs 레스터 시티/ 2골 1도움

2017년 5월 22일(EPL) vs 헐 시티 /1도움

::: 2016-2017 시즌 46경기 21골 7도움

▲ 4월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한 손흥민. 2017-2017 시즌 이달의 선수상 2회 수상은 손흥민이 유일하다.

#이달의_선수상_2회_수상

손흥민은 2016-2017 시즌 EPL에서 유일하게 이달의 선수상을 2회 수상한 선수다. '이달의 선수상'은 팬 투표 10%, 심사 위원 투표 90%를 합산한 이후 결정된다. 프리미어리그 사이트에서 진행되는 팬 투표는 한국 팬들의 활약(?)으로 손흥민이 높은 투표를 받지만 중요한 건 90%의 심사 위원 투표다. 심사 위원은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을 비롯해 리오 퍼디난드, 티에리 앙리 등 EPL의 산증인들이 나선다. 손흥민은 EPL의 전설들에게 활약을 인정받은 셈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 한 달간 EPL 3경기에서 4골·1도움을 기록했고 4월엔 6경기 5골·1도움을 몰아치며 경쟁자를 따돌렸다. 손흥민은 9월 후보에 오른 로멜로 루카쿠(에버튼), 케빈 데 브라이너(맨체스터 시티), 아담 랄라나(리버풀)를 4월 후보에 오른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시티), 에당 아자르(첼시) 등 EPL 최고 스타를 뛰어넘었다.

1992년 EPL이 출범한 이래 이달의 선수상을 2회 이상 수상한 건 손흥민을 포함해 24명에 불과하다. 한 시즌 2회로 한정하면 16명뿐이다. 손흥민은 이제 새로운 기록에 도전한다. 역대 이달의 선수상을 3회 수상한 선수는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 뤼트 판 니스텔로이 등 6명에 그친다. 이달의 선수상 최다 수상자는 스티븐 제라드(6회)다.

:::손흥민 이달의 선수상 2회

-2016년 9월

-2017년 4월

:::역대 이달의 선수상 2회 수상자 목록(손흥민 포함 24명)

다니엘 스터리지

다비드 지놀라

디온 더블린

팀 플라워스

제임스 비틀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라이언 긱스

크리스 수튼

대니 머피

앤드류 존슨

루이스 수아레스

로이 킨

매튜 르 티시에

롭 리

로비 파울러

스콧 파커

세스크 파브레가스

니콜라스 아넬카

제이미 바디

손흥민

페르난도 토레스

토니 예보아

디에고 코스타

테디 쉐링엄

▲ 토트넘의 주축 선수들.

#토트넘과 함께 성장한 손흥민의 다음 목표는 우승!

손흥민과 같이 소속팀 토트넘도 성장했다. 토트넘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이끈 2014-2015 시즌(5위)을 시작으로 2015-2016 시즌(3위), 2016-2017 시즌(2위)에 이르기까지 매 시즌 진화했다.

특히 이번 시즌 토트넘은 기억에 남을 만한 시즌이다. 22년 만에 '라이벌' 아스널(최종 순위 5위)보다 높은 순위로 리그를 마쳤다. 그간 아스널에 북런던의 패권을 내줬지만 이번 시즌을 기점으로 새로운 관계를 정립할 기틀을 마련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다양한 기록을 세웠다. 먼저 승점 86점을 기록했다. 이는 구단 역사상 리그 최다 승점이다. 홈에서 무패를 기록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홈에서 치른 19경기에서 무패(17승 2무)를 달성했다. 1964-1965 시즌 이후 처음으로 리그 홈경기 무패로 경기를 마무한 시즌이 됐다.

홈 연승 기록도 썼다. 토트넘은 최근 홈에서 13연승을 달리고 있었는데 홈 고별 경기였던 맨유전을 이기면서 연승 기록을 14연승으로 늘렸다. 토트넘이 과거 1987년 1월부터 10월까지 기록한 홈 14연승과 타이기록이다. 토트넘은 다음 시즌 1승만 추가하면 역대 최고 기록을 쓸 수 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확실히 앞으로가 기대되는 팀이다.

:::2015-2016 시즌 토트넘 리그 성적:::

3위 38경기 승점 70점, 19승 13무 6패 69득 35실

:::2016-2017 시즌 토트넘 리그 성적:::

2위 38경기 승점 86점, 26승 8무 4패 89득 26실

*구단 역대 최다 승점, 2016-2017 시즌 최다 득점&최소 실점

:::주축 선수들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공격 포인트 변화:::(리그 기준, 2015-2016 시즌 →2016-2017 시즌)

해리 케인(2015-2016 시즌 38경기 25골 1도움 → 2016-2017 시즌 30경기 29골 7도움)

델레 알리(2015-2016 시즌 33경기 10골 9도움 → 2016-2017 시즌 37경기 18골 7도움)

크리스티안 에릭센(2015-2016 시즌 35경기 6골 13도움 → 2016-2017 시즌 36경기 8골 15도움)

손흥민(2015-2016 시즌 28경기 4골 1도움 → 2016-2017 시즌 34경기 14골 6도움)

▲ 최고의 시즌을 보낸 토트넘의 손흥민.

[영상] 손흥민, '손세이셔널'했던 2016-17시즌! ⓒ장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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