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20 월드컵 조 추첨에 나섰던 차범근 부위원장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손흥민이 헤딩만 보완한다면 더 많은 골을 넣을 것이다."

차범근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2017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이 22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 공장'에 출연해 U-20 월드컵과 손흥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차 부위원장은 "손흥민이 감춰졌던 나의 이름을 들춰주니 기분이 좋다"며 손흥민의 활약에 기쁨을 표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모든 대회를 통틀어 21골을 터뜨리면서 1985-86 시즌 차 부위원장이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세웠던 19골(리그 17골, DFB 포칼 2골) 기록을 넘어섰다. 손흥민은 리그에서 14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골, FA컵에서 6골을 넣었다.

'차붐'은 '손세이셔널'과 비슷한 유형의 선수다. 함께 출연한 차 부위원장의 아들 차두리 전 A 대표 팀 전력분석관은 "스피드가 파워풀하고 돌진해 가는 공격수"라며 비슷한 유형의 선수라고 설명했다. 

차 부위원장은 손흥민의 당찬 성격을 자신보다 나은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경기 전엔 늘 공포감이 있었다. 손흥민은 경기에 대한 긴장감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몰아치기에도 능하다. 나는 동양적 사고가 있어서 그런지 2골 넣으면, 상대가 괜히 거칠게 할 것 같아 옆으로 밀어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차붐'을 아들로서 봤고, '손세이셔널'을 후배로서 지켜본 차 전 분석관은 두 사람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성격을 꼽았다. 아버지 '차붐'에 대해 "절제되고 자유분방한 게 없었다"고 평가한 차 전 분석관은 "공격수들은 창의성이 필요하다. 성격이 차이를 만드는 것 같다. 골 세리머니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손흥민의 장점은 정확한 마무리다.

한 시즌 기록은 깨졌지만 손흥민이 넘어야 할 기록은 남아 있다. 차 전 분석관은 "보통 리그에서 들어간 골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FA컵에선 초반 라운드엔 약한 팀을 만난다. 리그 골이 공격수의 가치를 의미한다. 아직 차범근이 앞서 있다. 손흥민이 동기부여를 받아 그 기록까지 깨서 '차범근'의 이름이 오르내리길 바란다"며 직접적 비교를 피해 손흥민을 응원했다. 

한국인 최초의 분데스리가 주전 선수로 활약한 차 부위원장은 해외 진출의 문을 연 선수였다. 차 부위원장의 "당시 분데스리가는 최고였다. UEFA컵 4강에 오른 4팀이 다 독일 팀이었다"는 설명대로 분데스리가는 당시 최고의 리그로 꼽혔다.

함께 출연한 차 전 분석관은 현재 프리미어리그와 당시 분데스리가를 두고 "많은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차 전 분석관은 "당시만 해도 팀마다 2명 외국인 선수 제한이 있었다. 최고의 선수만 외국인 선수로 뽑았다. 아버지가 뛸 땐 외국인 선수가 최고의 선수로 인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당시 분데스리가는 분명 현재의 프리미어리그만큼 치열한 무대였다. 

차 전 분석관은 "나는 골을 많이 안 넣어봤다. 나와 두 선수는 차원이 다른 선수다. 내가 독일에서 10년 동안 넣은 골보다 (손)흥민이가 1년 동안 넣은 골이 많다"며 비교가 어렵다면서도 "아버지가 뛰던 시절보다 템포가 빨라지고 거칠어졌다. 어떤 때가 더 힘들다고 말할 순 없다. 아버지는 분명 어마어마한 일을 했고, 손흥민도 마찬가지로 토트넘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을 넘어서서 골까지 넣은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두 한국 축구의 자랑을 칭찬했다.

차 부위원장이 '선구자'로서 겪어야 했던 어려움도 있었다. 차 부위원장은 "당시엔 맨투맨 수비를 해 득점하기 쉽지가 않았다"며 "슈투트가르트와 경기였는데 독일 국가 대표 수비수가 나를 10번도 넘게 넘어뜨렸다. 딱 1번 태클을 했는데 경고를 주더라. 그게 독일 생활 동안 받은 유일한 경고였다. 어딘지 모를 차별도 있었다"면서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했다.

차 부위원장은 리그에서 98골을 기록했다. 페널티킥을 하나도 차지 않고 만든 기록이다. 차 부위원장은 "페널티킥이라도 차고 100골을 채울 걸 하고 생각한다"며 너스레를 떨면서도 손흥민이 기록 경신을 응원했다.차 부위원장은 "조만간 기록은 깨질 것이다. 나는 26살에 가서 36살까지 공격수로는 6년 반을 뛰었다. 나머지는 수비로 내려와서 활약했다. 손흥민이 아직 26살이고 한창 좋을 때니 넘어갈 것"이라며 기록 경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이어 "손흥민이 조금만 헤딩을 더 잘하면 골을 더 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약점도 짚었다. 

차 부위원장이 리그 98골 고지는 지금까지 깨지지 않을 기록처럼 보였지만 손흥민이 등장하면서 새 기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시즌에 14골 9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2017-18 시즌 다시 한번 차 부위원장의 기록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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