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전주, 취재 유현태 기자, 영상 정찬 기자] 기니전 승리로 기분 좋은 시작을 알린 신태용호는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회복 훈련을 했다. 훈련 분위기는 밝았다.

신태용 감독은 직접 회복 훈련을 하는 선수들과 함께 달리며 호흡을 맞췄다. 간단한 기구 위에서 스트레칭하는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18살' 막내 조영욱은 감독과 '형'들의 장난의 중심에서 서서 분위기 메이커가 됐다.


승리에 취해 일회적으로 만든 밝은 분위기가 아니었다. 1일 파주 NFC에서 열렸던 미디어데이에서 골키퍼 안준수는 "같은 동네 살다보면 옆집, 윗집 알게 되지 않나. 옆집 사는 친구 아버지 같은 분"이라면서 편안한 지도자라고 표현했다. 이준도 "아버지는 좀 아닌 것 같다"면서 "삼촌에 가깝다. 장난도 치시고 늘 피드백도 좋은 쪽으로 해주신다. 친한 삼촌"이 적당하다고 표현했다. 

'삼촌' 리더십 아래 선수들은 '감독님'에게도 스스럼없이 대했다. 이승우는 기니전 득점 뒤 신 감독에게 달려가 기쁨을 나눴다. 21일 훈련 중엔 조영욱이 함께 달리면서 신 감독의 자세를 따라했다가 발각돼 신 감독에게 응징을 당했다. 두 사람의 행동을 보면서 다른 선수들의 얼굴에도 웃음 꽃이 피었다.

물론 마냥 웃고 떠드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은 훈련도, 경기도, 그 밖의 생활도 즐기지만 경기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백승호는 15일 세네갈과 평가전 뒤 "'할 때는 하고 놀 때는 놀자'는 생각이시다. 경기 외적인 것과 아닌 것을 확실하게 구분지어 주신다"며 신 감독의 지도 스타일을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는 팀에도 잘 스며들었다. 선수들은 기니전 승리 뒤 믹스트존에서 "오늘까지만 승리를 즐기겠다"고 말했다. 21일 훈련 뒤에도 신중하게 아르헨티나전을 준비하겠다며 자신감과 신중한 자세를 동시에 내비쳤다. 신 감독의 뜻대로 '즐기는 축구'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자율적인 분위기로 선수들은 스스로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타의에 떠밀려 하다 보면 좌절을 맛봤을 때 포기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스스로 선택하고 기꺼이 감수하는 일은 한,두 번의 실패에도 다시 쉽게 일어설 수 있다. 남은 조별 리그 2경기는 물론 정신력이 중요한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신태용호의 선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 신태용호의 분위기 메이커 조영욱, 최근 그에게 새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힌트는 호빵과 식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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