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귓속말’이 찾은 답은 ‘권선징악’이었다. ‘귓속말’을 이끌어왔던 ‘진정한 선(善)은, 또 진정한 악(惡)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물음표로 남았다. 하지만 결국 악행을 저질렀던 모두가 벌을 받으며 ‘권선징악’(勸善懲惡)의 형태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23일 종영을 앞두고 있는 SBS 월화 드라마 ‘귓속말’(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은 로펌 태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여러 인물들의 권력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귓속말’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의 욕망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이들은 완전한 ‘선’(善)도 ‘악’(惡)도 아닌 모습을 보여줬다. 복수를 꿈꾸는 신영주, 이동준도 마찬가지다.

신영주는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몸을 던졌다. ‘창녀’라는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이동준을 속여 하룻밤을 보냈고, 영상을 남겨 그를 협박했다. 이동준은 ‘신념의 판사’라고 불릴 정도로 명망 높은 판사였으나 법복을 벗을 위기에 처하자 권력에 굴복했다. 태백의 대표 최일환(김갑수 분)에게 무릎을 꿇었고, 그의 딸 최수연(박세영 분)과 결혼했다.

최수연은 물론 강정일(권율 분), 최일환 또한 완전한 선도 악도 아니었다. 최수연은 사랑하는 남자 강정일을 위해 그의 범행을 숨겼고, 도왔다. 아버지를 위해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와 결혼을 했고, 태백을 위해 싸웠다. 하지만 최수연 또한 나약한 어머니를 지키고자 하는 딸일 뿐이었다. 아버지의 바람을 저버리고 어머니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강정일도 부와 권력에 대한 욕망을 크게 드러냈다. 이 때문에 살인의 죄책감에서 벗어나려 했고, 사랑하는 여자를 손쉽게 배신해버렸다.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는 처참히 무너져 복수를 꿈꿨다. 강정일 또한 감정에 휘말리고 마는 인간이었다. ‘절대 악’처럼 보였던 최일환도 인간이었다. 강유택(김갑수 분) 집안을 모셨던 최일환의 아버지, 이를 넘어서겠다는 간절한 욕망이 최일환의 마음속에서 꿈틀거렸다. 태백을 지키지 못했지만 그 또한 처절한 인간일 뿐이었다.

선과 악의 경계를 분명히 하지 않은 ‘귓속말’은 시청자들에게 나름대로의 질문을 던졌다. 진정한 선은 무엇인가, 악은 무엇인가가 그것. ‘귓속말’은 이에 대한 답을 명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권선징악’이라는 형태의 답을 찾으면서 기나긴 싸움을 끝마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방송된 ‘귓속말’ 16회에서는 강정일, 최수연에 이어 이동준까지 구속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동준은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자신의 죄를 달게 받겠다고 했다. 어떤 형태로든, 선과 악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아도 악은 벌을 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