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왼족)과 윤성환(오른쪽).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바야흐로 땅볼의 시대다. 투수들은 땅볼 유도형 투수들이 큰 주목을 끌고 있다. 적은 투구수로 많은 이닝을 버틸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투심 패스트볼이나 싱킹 패스트볼 등 변형 직구를 익히려는 투수들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다.

수비 포메이션에도 변화가 많다. SK가 대표적이다. 시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땅볼 아웃을 많이 잡기 위해 노력중이다. SK 뿐 아니라 많은 팀들이 시프트 활용에 관심이 많다.

그렇다면 정말 2017시즌 한국 프로야구는 땅볼이 지배하고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오'다. 기록은 아직 다른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투수.

땅볼을 많이 유도한 상위 10명의 선수 중에 3점대 이하 평균 자책점을 기록중인 투수는 5명에 불과하다. 땅볼이 플리아볼 보다 2.25배나 많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돈 로치(kt)는 평균 자책점 4.22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0으로 3위인 페트릭(삼성)은 평균 자책점이 5.02다. 이밖에 최원태(4.45) 켈리(4.01) 박종훈(4.70) 등도 땅볼 유도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4점대 이상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중인 투수들이다.

고영표(3.44) 장원준(3.14) 한현희(2.55) 오간도(3.48) 류제국(3.33) 등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압도적으로 숫자가 많다고 할 수는 없다.

반면 플라이볼을 많이 유도하는 투수들은 오히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플라이볼 유도 탑10 투수 중 4점대 이상 평균 자책점을 기록중인 투수는 문승원(5.81) 뿐이다.

나머지 1위부터 10위권 선수들은 모두 3점대 이하 성적을 찍고 있다. 1위인 윤성환(3.79)을 시작으로 유희관(3.25) 신재영(3.90) 차우찬(2.24) 니퍼트(2.18) 소사(3.33) 헥터(2.23) 양현종(2.90) 피어밴드(1.69)가 모두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변형 패스트볼에 익숙한 투수보다 구위나 제구로 승부를 거는 선수들이 일단은 보다 나은 성적을 내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타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땅볼형 타자들이 보다 좋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땅볼러들의 전성시대를 말하려면 땅볼을 많이 치는 타자들의 고전이 이어져야 한다. 하지만 기록은 다른 말을 하고 있다.

땅볼 1,2위인 이대형(.267)과 장민석(.269)은 2할대 타율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3위 이명기(.323)부터 9위 서건창(.362), 10위 최준석(.312)까지 8명은 모두 3할 이상을 치고 있다.  

뜬공형 타자들은 타율면에서는 땅볼형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1위 최정(.282)를 시작으로 10위 박경수(.252) 등 탑10 중 무려 9명이 2할대 타율에 머물러 있다. 뜬 공을 많이 치며 3할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나지완(.306)이 유일하다.

물론 홈런에선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홈런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 보다 많은 출루가 보장되는 타율에선 땅볼형 타자들이 유리한 상황이다.

김재현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땅볼형 타자와 뜬공형 타자는 분명 구분이 된다. 최근 땅볼 유도형 투수가 늘어나며 멀리 치는 능력을 지닌 선수들이 주목받고는 있지만 꼭 어느 쪽이 낫다고 말하긴 어렵다. 땅볼형 타자들은 안타 칠 기회가 많이 찾아온다는 장점이 있다. 수비수들의 실책성 플레이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A팀 전력분석원은 데이터의 부족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그는 "아직 시즌 데이터가 많이 쌓이진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시프트 실패 빈도수도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다. 시즌이 거듭되면 또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흥미롭게 지켜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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