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빈은 24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서 2회 결승 2점 홈런을 뽑았다. 2012년 이후 4년 만, 1420일 만에 홈런이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건일 기자] '펄스 나인(False 9)'은 축구에서 주 득점원이 다는 백넘버 9번을 들어 '가짜 공격수'를 뜻한다. 최전방에서 뛰지만 전통적인 공격수처럼 득점을 노리는 대신에 전방위부터 미드필드 지역까지 폭넓게 움직이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열어 주는 일에 무게를 싣는다.

KIA 유격수 김선빈은 올 시즌 몇 타순을 오간 가운데 9번 타자로 가장 많은 67타석에 섰다. 2번 타자로 57타석, 7번 타자로 21타석에 설 정도로 주로 하위 타선에 배치됐다.

그런데 타율이 0.345로 리그 7위다. 최형우(0.346)에 이어 팀 내 2위이며, 이대호(롯데 0.383), 서건창(넥센, 0.362), 나성범(NC, 0.356) 등 각 팀 별 핵심 또는 상위 타선을 이끄는 타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9번 타순에서 타율이 0.388로 2번(타율 0.333)과 7번(타율 0.286) 타순에서 보다 좋다. 리그에서 60타석 이상 9번에서 타격한 '9번 타자' 가운데 타율이 가장 높다. 지난해 두산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던 김재호(0.306)보다 높다.

게다가 득점권 타율이 0.444, 2사 후 득점권에선 0.381에 이른다. 상대 팀으로선 최형우 이범호 나지완 등이 버티는 중심 타선을 넘기고도 숨을 고를 수 없다.

24일 경기에서 자신이 얼마나 강한 9번 타자인지 증명했다.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화와 경기에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기선을 장악하는 2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9-3 승리에 이바지했다.

0-0이던 2회 1사 3루에서 이태양이 던진 시속 141km 몸쪽 패스트볼을 끌어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지난해 5월 25일 광주에서 NC와 경기 이후 1420일 만에 손맛을 봤다. 1회 2사 만루 위기를 넘기고 안정을 찾아가던 이태양을 한 방으로 흔들었다.

김선빈은 팀이 2점을 더 달아난 3회 다시 적시타를 뽑았다. 2사 1, 3루에서 시속 137km 패스트볼을 밀어쳐 우익수 앞에 떨궜다.

시즌 타율은 0.349로, 타점은 28점으로 쌓았다. 팀 내 타격 2위, 타점 3위다. 리그 9번 타자들 가운데에선 모두 1위다.

김선빈은 "최근에 박흥식 타격 코치님께 장난으로 꼭 홈런 치겠다고 하고 있었는데 오늘 나올지는 몰랐다"며 "이태양이 지난 광주 경기에서 그렇고 몸쪽 공을 많이 던져서 몸쪽을 대비했다. 패스트볼 아니면 슬라이더를 생각했는데 패스트볼이 들어와 외야 플라이를 치려고 띄웠는데 홈런이 됐다"고 웃었다.

"9번 타순에 있는데 생각보다 찬스가 많이 온다. 주자가 있을 때 집중이 더 잘 돼서 지금 타순이 좋다. 타격감이 좋지만 상위 타순보다는 현재 맡겨진 9번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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