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김재환(29, 두산 베어스)은 결승 홈런을 치고도 활짝 웃지 못했다. 그동안 4번 타자로 제 몫을 다하지 못한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김재환은 2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시즌 4차전에서 1-1로 맞선 8회 우중월 홈런으로 2-1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두산은 5연승을 달리며 23승 1무 19패로 3위 LG 트윈스에 승차 1경기로 따라붙었다. 

4월 팀 타선이 주춤할 때 중심을 잘 잡았다. 김재환은 타율 0.363 5홈런 16타점을 기록하며 민병헌과 함께 타선을 이끌었다. 5월은 정반대였다. 팀 타선이 살아나면서 타율 0.306 23홈런 105타점으로 각 부문 선두를 달리는 동안 김재환은 주춤했다. 타율 0.200 2홈런 7타점에 그쳤다.

김재환은 "조금이 아니라 많이 안 좋았다. 안 좋아도 경기는 계속해야 하는 거니까 타석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하려고 하는데 쉽지 않았다. 연습도 많이 해보고 이것저것 시도했는데, 잘 안 됐다. 팀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입을 열었다.

스스로 원인을 진단했다. 김재환은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들어갔다. 그러다보니 실투가 와도 정타로 맞지 않았다"고 되돌아봤다. 김재환은 하체를 많이 쓰려고 노력하면서 타격감이 올라오길 기다렸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김재환을 4번 자리에 고정했다. 두산이 24일까지 43경기를 치른 가운데 김재환은 모든 경기에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김 감독의 믿음이 큰 힘이 됐다. 김재환은 "믿고 기용해 주시지 않았다면 이미 오래 전에 이천(2군)에 갔을 거다. 감독님께서 감사하게 끝까지 믿어 주시고 경기에 내보내 주셨다. 보답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4번 타자의 무게는 받아들이면서 부담감은 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재환은 "지난해 처음 4번 타자를 해봤다. 해결하려는 마음을 먹으면 더 무너지곤 했다. 타석에 들어갈 때는 최대한 생각 없이 머리를 비우고 들어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당장은 마음에 쏙 드는 타구를 날리는 게 목표다. 김재환은 "올해 홈런과 안타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솔직히 마음에 드는 타구가 아직 한번도 안 나왔다. 오늘(24일) 홈런이 그나마 마음에 드는 타구였다. 전에 라인드라이브성으로 강하게 가는 홈런도 있었지만, 느낌 자체가 좋진 않았다"며 조금 더 방망이 중심에 맞는 타구가 늘어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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