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의지와 이현승(오른쪽)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5월 들어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두산 불펜은 5월 15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했다. 선발투수 장원준과 유희관이 한 차례씩 완봉승을 거두고, 비로 3경기가 취소되면서 다른 구단과 비교해 쉴 수 있는 날이 많았다. 

휴식 효과도 있었지만, 보직에 구애받지 않고 중요한 순간마다 마운드에 오른 베테랑 투수들의 힘이 컸다. 이현승 9경기 10이닝 평균자책점 1.80, 김승회 7경기 6⅓이닝 1.42, 김성배 6경기 5⅔이닝 0.00을 기록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점수 다 주고 나서 좋은 투수를 내보내면 소용이 없다"는 생각을 표현한 적이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베테랑 3인을 빼면 중간을 맡길 투수가 부족했다. 김강률은 투구 내용이 오락가락하고, 이현호 역시 승부처에 올리기에 부담이 있었다. 

고심 끝에 보직 구분을 없앴다. 마무리 투수 이현승을 최근 이닝과 상관 없이 승부처에 투입하고 있다. 이현승은 "보직은 큰 욕심 없다. 궂은일은 내가 하고 후배들이 많이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이용찬은 이현승 대신 뒷문을 책임지면서 8경기 3세이브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했다.

김 감독은 당장은 지금처럼 불펜을 운용해야 할 거 같다고 밝혔다. 확실한 보직을 정해야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어렵다는 뜻이었다. 이현승은 "우리 팀 불펜이 아직 많이 힘들다. 우리는 확실한 필승 조 없이 그날 그날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그래도 좋은 쪽으로 나아가고 있으니까 서로 도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베테랑들이 '마당쇠'를 자처하며 버티고 있지만, 시즌 끝까지 체력을 꾸준히 유지하기 쉽지 않다. 젊은 피 이영하(20)와 박치국(19)의 성장을 기대하는 이유다. 이영하는 첫 등판부터 시속 150km 직구를 던지며 싸움닭 기질을 발휘했다. 두둑한 배짱이 큰 장점이다. 박치국은 부상으로 이탈한 선발투수 마이클 보우덴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지만, 보우덴이 돌아오면 불펜에서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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