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유현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수원, 조형애 기자] 부단히도 뛰었다. 조별 리그 세 경기 모두 풀타임이다. 상대 '에이스'들과 맞대결부터 비디오판독(VAR)까지, 각종 경험을 했다. '골 넣는 수비수' 이유현(20·전남 드래곤즈) 이야기다.

한국은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2017 잉글랜드전을 끝으로 조별 리그 세 경기를 마쳤다. 파죽의 2연승은 잉글랜드를 만나 막을 내렸다. 3-5-2를 가동한 신태용호는 0-1로 지며 2승 1패, 조 2위 16강을 확정지었다.

3전 전승은 물거품이 됐지만, 조별 리그에서 수확이 컸다. 세 경기 내내 눈에 띈 선수도 있었다. 그 가운데 한 명이 이유현이다. 측면 수비를 맡아 분전했고, 화제의 VAR 판정의 당사자가 되기도 했던 그다.


'에이스'만 만나는 남자

1차전부터 그랬다. 상대 '에이스' 격 선수는 이유현 자리와 겹쳤다. 측면이 강한 기니에서 유독 눈길을 사로 잡은 줄스 케이타도, '프리미어리그 물 좀 먹은' 잉글랜드 아데몰라 루크먼도 이유현과 충돌했다. 볼멘소리가 나올 법도 했지만 이유현은 오히려 "좋았다"고 했다.

"잘하는 선수를 만나는 게 도움이 됐고, 또 교훈을 얻었다. 이런 유형의 선수들을 '어떻게 상대하면 되겠다'하는 판단이 섰다. 그리고 그 선수들이 잘하기도 했지만, (여태껏 상대한 선수들과) 특별히 달랐다기 보다 내 몸 상태가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이유현은 기니전부터 '숨은 영웅'이었다. 당시 경기 후 정태욱, 이상민 역시 "유현이 형이 잘 막아줬다. 믿고 했다"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스스로는 아직 '컨디션이 올라오는 중'이라고 평했다.

"1,2차전에서 몸이 좀 처지는 게 있었다. 경기를 통해서 점점 몸이 올라오고 있다. (쉬지 못했으나) 오히려 살아나는 느낌이다. 힘든 건 있었지만, 이 고비를 넘기면 몸이 올라올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잉글랜드 상대로 공격적인 면 보여드릴 수 있어서 그 부분은 만족한다."


VAR 판정에 가슴 쓸어내렸다? "아뇨, 살짝 닿은 것. 답답했어요."

잉글랜드전 이유현은 윙백으로 낙점받았다. '골 넣는 수비수'라는 애칭 답게 이날 이유현은 수비에서는 물론 간간이 공격 가담도 보였다. 그러다 한 차례 화제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후반 20분 일이다. 이유현과 워커-피터스의 볼 경합 과정이 VAR로 이어졌다. 워커-피터스의 발을 일부러 밟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경우 퇴장까지 가능한 장면이었다. 3만여 관중이 숨죽인 시간. 이유현은 머리를 쓸어넘겼다. 하지만 초초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일어나면서 살짝 닿은 것 같은데, (주심이) VAR을 요청했다.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초초하지 않았고, 지고 있는데 시간을 끄니까 답답했던 것이다."


'몸 살아난다'는 이유현이 말하는 16강

조 1위 시나리오를 짰던 한국은 실제 2위 성적을 받아 들었다. 8강을 가릴 곳은 전주가 아닌 천안이 됐다. 준비 시간도 하루 짧아졌다.

최근 잉글랜드를 상대로 상대 전적에서 앞서며 자신감에 차 있던 선수단은 이날 경기 결과에 아쉬워했다. 이유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경기를 져서 정말 아쉽다. 건방을 떨면서 준비한 것은 아니지만, 경기장에서 경기력과 결과를 모두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봤는데 아쉽게 됐다"고 했다. 목표를 향해 하던 도중 삐끗한 만큼 16강을 준비하는 마음 가짐이 대단했다. 이유현은 거침 없이 '압도하는 승리'를 말하며 다음 녹아웃 스테이지를 기약했다.

"선수들이 더 책임감 가지고, 승리해야 한다. … 상대가 이란이든 포르투갈이든 상관없다. 어떤 팀을 만나더라도 경각심 가지고 준비해서 모든 걸 압도하는 승리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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