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글 정형근, 영상 배정호 기자] 지난 3월. 디에고 마라도나가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 기니를 뽑자 장내는 술렁였다. 그러나 걱정은 기우였다. 한국은 2경기 만에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 리그 3차전 잉글랜드와 경기에서 0-1로 졌지만 16강 진출에는 변함이 없었다. 

잉글랜드전이 끝나자 차범근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은 이승우에게 다가갔다. ‘차붐’이 이승우에게 전한 말은 무엇일까. 

“이제부터 시작이다. 괜찮다. 충분히 할 수 있다.”

지극히 평범하고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차붐’의 격려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승우는 잉글랜드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1, 2차전을 이긴 상태라 긴장이 풀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의 ‘복병’으로 꼽히는 기니를 완파하고 ‘세계 최강’ 아르헨티나마저 꺾은 한국은 자신감이 극에 달했다. 

잉글랜드도 당연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 여겼다. 그 과정에서 마음은 해이해졌다. 조 1위에 대한 절실함보다는 ‘막연한 자신감’이 앞섰다. 반면 잉글랜드는 침착했다. 한국의 전술을 미리 예상한 잉글랜드는 준비한 대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한국을 꺾은 잉글랜드는 ‘조 1위’ 자격이 있었다.

한국은 조 2위로 떨어진 대가가 컸다. 상대적으로 강팀과 경기를 펼쳐야 했고 휴식도 하루가 적다. 2연승을 달리며 좋은 기억이 있는 ‘전주성’에서 경기를 펼칠 수 없다는 점도 크다. 

신태용 감독은 잉글랜드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선수들과 전주로 이동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자들이 “전주가 아닌 천안”이라 말하자 잠시 정적이 흘렀다. 

한국은 3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C조 2위와 16강전을 치른다. “이제 시작이다”는 차범근의 말은 조별 리그를 잊고 다시 집중해야 한다는 말을 내포하고 있다. 패하면 탈락하는 녹아웃 스테이지.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치르겠다”는 신 감독의 굳은 각오를 선수단 전체가 되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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