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가 직접 의자에 적은 이름과 등번호 ⓒ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한화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는 타격 훈련을 할 때 의자를 갖고 간다. 의자에 앉아서 스윙을 한 다음 라이브 배팅을 한다. 스윙할 때 하체가 돌아가는 문제를 방지하려는 노력이다. 미국에서부터 유지해 온 훈련 방법이다. 홈에서는 물론 잠실이나 마산, 어디서든 의자에 앉아 훈련한다.

지난 2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NC와 경기에 앞서 훈련할 때 로사리오는 원래 것과 다른 의자를 갖고 나왔다. 원래는 빨간색이었는데 이날 로사리오가 가져온 의자는 노란색이었다.

로사리오는 더그아웃에서 유성 매직펜을 찾더니 뾰로통한 표정으로 의자 곳곳에 자신의 이름과 등번호 '40', 그리고 자신의 별명인 Bull(황소)를 새겨넣었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구단도, 로사리오도 모르는 익명의 누군가 로사리오를 위해 대전 야구장에 의자를 갖다 놓았다.

그런데 로사리오는 인천에서 SK와 경기할 때 한 번, 고척에서 넥센과 경기할 때 한 번, 올해에만 의자 두 개를 분실했다.

이 노란색 의자 역시 모르는 누군가에게 받았다. 

로사리오는 "계속 내 의자를 잃어버렸는데 이번 의자는 잃어버리기 싫어서 내 이름을 적었다"고 설명했다.

로사리오가 이 의자를 유독 아끼는 이유가 있다. 색깔 때문이다. 로사리오의 통역 김지환씨는 "로사리오가 의자 색을 마음에 들어 한다. 도미니카공화국 윈터리그에서 몸 담았던 팀(아길라스, Aguilas) 유니폼 색이 노란색이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상군 한화 감독 대행이 27일 NC와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는 로사리오의 손에 들려 있던 노란색 의자를 가리키면서 "아길라스, 아길라스"라고 말하자 로사리오는 "맞다 맞다(Yes, Yes)"라고 활짝 웃었다.

흥미롭게도 아길라(Aguila)는 라틴어로 독수리를 뜻한다. 독수리는 한화 구단 상징이다. 기막힌 우연이다.

로사리오는 지난해 한화에 새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33홈런 120타점 활약으로 재계약에 성공했다. 29일 현재 9홈런 31타점으로 중심 타선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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